
메타가 구글의 인공지능(AI) 칩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엔비디아가 자사 GPU 기술이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구글 AI 칩 경쟁 구도에 대해 정면 대응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25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구글의 성공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들은 AI 영역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고, 우리는 앞으로도 구글에 공급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선 유일한 플랫폼이며, 모든 AI 모델을 모든 컴퓨팅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메타는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2027년부터 데이터센터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으로 전해졌다. 내년에는 구글 클라우드로부터 칩을 임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AI 칩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 구글의 사내 개발 칩이 고성능·고효율 대안으로 거론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타의 TPU 도입 가능성 보도는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TPU와 같은 주문형반도체(ASIC) 기반 칩은 특정 기능과 기업 용도로 설계돼 범용성이 떨어진다며, 자사 칩 대비 유연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세대는 ‘블랙웰’로 불린다. 엔비디아는 “엔비디아는 ASIC 대비 더 좋은 성능, 다목적성, 대체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TPU 칩을 외부 기업에 판매하지는 않지만, 자체 서비스 운영에 활용하고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 고객에게 임대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이달 초 구글은 TPU로 학습한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을 공개했으며, 전문가들로부터 호평받았다.
구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맞춤형 TPU와 엔비디아 GPU 모두에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는 두 기술을 동시에 지원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달 초 실적 발표에서 TPU 경쟁 심화에 대한 질문에 “구글은 엔비디아 GPU의 주요 고객이며, 제미나이 모델 역시 엔비디아 기술에서 실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CEO는 하사비스가 최근 그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업계의 핵심 전제로 꼽히는 ‘스케일링 법칙’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스케일링 법칙이란 더 많은 칩과 데이터 투입이 더 강력한 AI 모델을 만든다는 개념이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스케일링 법칙이 자사 칩과 시스템에 대한 장기적 수요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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