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도심지역 인도를 가득 메운 불법주차를 100대 넘게 신고한 시민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대구 동성로 인도주차 거지 및 양아치 102대 신고 완료'"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차들이 인도에 불법 주차를 해 놓은 모습이 담긴 사진이 다수 포함됐다.
글 작성자는 꾸준히 대구 동성로를 중심으로 불법 주차를 하는 사람들을 신고해 온 인물이다. 지난 9월에는 120대를 신고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작성자는 "1년에 1만5000건 정도 신고한다"면서 신고 화면을 인증하기도 했다.

동성로는 대구 지역 최대 번화가다. 하지만 만성적인 불법 주차로 논란이 되어 왔다. 인근에 유료 주차장이 다수 있고,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 구간'을 알리는 현수막과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편의 등을 이유로 불법 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 작성자가 꾸준히 불법 주차를 신고했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반발도 일부에서 나오지만, 대부분 "주차비가 없으면 차를 끌지 말라"며 불법 주차를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불법주차로 보행자가 오히려 통행에 불편을 겪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
글 작성자는 "비싼 차를 타고 다니면서 주차비 몇천 원이 그렇게 아깝냐"며 "지나가다가 횡단보도, 인도에 불법 주차한 거 있으면 다 신고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동성로뿐 아니라 전주 한옥마을, 경주 황리단길 등의 불법주차 신고 인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달 초 '99대 신고 완료' 후기에는 "인도에 주차한 차량을 신고했다가 안전신문고 서버가 불타서 과태료가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지난주에 부과 알림이 왔다"며 "과태료는 부과되지만 통지서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그래도 다 처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고에 열을 올리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유모차를 끌고 인도를 지나가려는데 차량이 떡하니 서 있어서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며 "비켜달라 하니 차주가 '유모차를 차도로 내려서 지나가라'고 했다. 그 뒤로는 인도에 차만 보이면 전부 신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로교통법 등에 따르면 승용차 불법주차 과태료는 4만 원이고, 자진 납부하면 20%를 경감받는다. 불법주차를 발견하면 누구나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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