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온 배우 이순재가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하면서 그의 출연작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선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나문희와 함께 나온 에피소드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거침없이 하이킥 91화 '문희의 봄바람'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 조회 수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다.
한 사용자는 "오늘 순재 할아버지 부고 소식 듣고 나니까 이 장면이 왜 이렇게 슬프냐"며 해당 방송의 영상 클립을 공유했다.
해당 에피소드는 나문희가 이순재의 거듭된 분노에 굴하지 않고 친구들과 농장에 가는 등 봄을 즐기는 모습이 묘사됐다. 거듭된 이순재의 반발에 나문희는 "내 인생에 봄이 몇 번이나 올 것 같아. 몇 번이나 올지 당신 알아? 난 몰라. 당신이나 나나 언제 어떻게 될 지 아냐. 봄바람 갈 날이 얼마 없을 것 같아서 원 없이 한 번 실컷 놀아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반박했다.
가족들이 나문희를 가만두라고 하자 이순재는 생각이 바뀌는 듯하더니 다음 날 나문희에게 무심하게 봉투를 던져주며 노는 건 좋은데 다른 영감들하곤 어울리지 말라며 출근길에 나섰다. 봉투 안에는 현금다발과 이순재의 손 편지가 있었다.
이순재는 편지에서 "당신 말대로, 몇 년이나 할 수 있을 지 모를 꽃놀이. 아주 실컷 해봐. 원 없이!"라고 적었다.
편지를 본 나문희를 활짝 웃으며 다시 친구에게 꽃놀이를 가자고 전화하고 집을 나선다. 이때 며느리가 모자를 챙겨주며 사진을 많이 찍고 오라고 배웅한다. 이순재는 나문희를 보며 아래 내레이션을 읊으며 회차가 끝이 난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눈부심이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오. 그건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라. 그래, 실컷 구경하고 즐기시게나. 이 찬란한 봄날이 다 가기 전에"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방금 이거 보고 울었다" 등 후기를 남겼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나문희는 이순재의 사망 소식에 "편찮으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나도 이제 힘이 없으니까 그간 자주 뵙지는 못했다. 나중에 또 같이 작품하고 연기하자는 꿈같은 얘기를 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고인에 대해 "연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늘 열정을 잃지 않았던 분"이라면서 "'하이킥' 할 때도 한 번을 쉬거나 빠진 적이 없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후배들 연극을 챙겨 보러 다니시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 영감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이순재 선생님이 내 남편 같고 편하다"고 애도했다.
이순재는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건강 악화로 재활 치료를 받던 중 사망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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