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검사용 핀과 소켓을 생산하는 리노공업이 코스닥 시가총액 10위에 올랐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주가가 1년 새 2배가 넘는 수준으로 급등한 덕이다. 증권가에서는 리노공업이 추가 상승 여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자체 인공지능(AI) 칩 출시가 늘어 리노공업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리노공업은 11.58% 급등한 6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6만4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도 갈아치웠다. 52주 최저가는 지난해 12월 4일 기록한 3만314원이다. 주가가 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지난해 11월 25일 2조5104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현재 4조8090억원으로 불어났다. 시가총액 순위도 12위에서 10위로 높아졌다. 펄어비스, 클래시스, 삼천당제약, 휴젤 등을 제쳤다. 최근 1년(2024년 11월25일~ 2025년 11월25일) 사이 기관 투자자가 1613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주가가 올라 개인 투자자의 자산도 불어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리노공업에 투자한 6900명(24일 기준)의 평균 수익률은 18.82% 수준이다. 수익 투자자 비율도 72.83%에 달한다. 한 투자자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내가 파니까 주가가 올라간다"며 아쉬워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용 핀과 소켓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테스트 핀은 반도체나 인쇄회로기판의 전기적 불량 여부를 체크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소켓은 이를 모듈화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에서 핀이 차지하는 비중은 27.02%, 소켓의 비중은 61.77%다.
AI 반도체 시장이 발돋움하며 리노공업 제품 수요가 늘어나자 실적이 개선됐다. 3분기 리노공업의 영업이익은 483억원으로 시장 전망치(419억원)를 15%가량 웃돌았다. 매출액은 9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8% 늘었다. 3분기 리노공업의 영업이익률은 50%에 육박한다.
김동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북미 세트(완제품) 업체에 납품하는 양을 줄었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사에 공급하는 소켓, 핀의 판매량이 늘었다"며 "연구·개발(R&D)용 소켓 비중이 높아져 이익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리노공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10월 이후 증권가가 리노공업에 제시한 목표주가의 평균치는 7만2000원이다. 주가 급등에도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셈이다. 키움증권이 8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발표했다. 내년 연간 매출액은 3648억원, 영업이익은 169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전년 대비 31.14%, 36.81% 늘어난 수치다.
장밋빛 전망의 배경에는 주문형반도체(ASIC)가 있다. 주문형반도체 주문이 늘면 리노공업 장비의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구조다. ASIC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열릴 전망이다. 이들은 자체 반도체를 출시해 AI 가속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구글이 내놓은 텐서처리장치(TPU)는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파벳은 최근 앤스로픽에 TPU 최대 100만 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7세대 아이언우드를 비롯한 최신 TPU는 특정 추론 작업에서 GPU 대비 약 35%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AI 가속기 시장 내 AISC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AISC 시장이 확대되면 리노공업의 IC 테스트 소켓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가격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리노공업을 반도체 부품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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