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 큐리언트의 면역항암제 ‘아드릭세티닙’의 임상시험계획이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큐리언트는 아드릭세티닙의 임상 1b상 시험계획이 스페인 의약품 및 의료기기국(AEMPS)로부터 승인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아드릭세티닙은 Axl, Mer, CSF1R 등 종양미세환경(TME) 내 면역억제성 인자를 억제하는 삼중저해제다. 기존 면역항암제가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도 미세환경을 조정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아드릭세티닙이 EU 권역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큐리언트는 앞서 지난 7월 스페인 당국에 임상시험신청서(CTA)를 제출했고 4개월 만에 최종 승인을 받게 됐다. 큐리언트는 앞선 연구에선 아드릭세티닙이 혈액암 환자의 조혈모세포 이식 후 발생하는 합병증인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환자의 원발암 치료부터 치료 후의 부작용까지 담당할 수 있는 최초의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선 연구에서 아드릭세티닙은 잔존 암 치료 및 재발 방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왔다.
유럽에서의 임상시험이 의미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은 조혈모세포 이식이 활발해 다른 권역에 비해 GVHD 발생률이 높다. GVHD 치료에는 현재 스테로이드나 JAK1 저해제 등이 치료에 활용되고 있지만, 장기간 투약할 경우 부작용이나 내성 문제로 인해 마땅한 대안이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승인을 계기로 환자를 빠르게 모집해 유럽에서의 첫 임상시험에 나선다는 게 회사 측 계획이다.
큐리언트는 아드릭세티닙이 경구 제형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최근 인사이트와 신닥스가 공동 개발한 CSF1R 항체인 ‘닉팀보’가 GVHD 치료의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닉팀보는 정맥주사 제형인 만큼 복약편의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아드릭세티닙은 CSF1R과 함께 Axl과 Mer 등 세 가지 수용체를 동시에 저해하는 기전을 바탕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아드릭세티닙의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임상이 국가신약개발사업 임상단계 지원 과제로도 선정됐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닉팀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는 혈중 단핵구 조절 효능이 평가지표로 활용되었는데, 면역항암제로도 개발되고 있는 아드릭세티닙을 투여한 암환자들에서는 이미 저용량부터 확인된 효능”이라며 “계획대로 미국에 이어 유럽 임상이 승인됨에 따라 임상시험을 가속화하여 질환 치료와 직결된 효능 평가지표를 빠르게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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