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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인제대·동아대·고신대 대학병원, 의료데이터 풍부…바이오산업 요람으로

입력 2025-11-26 15:47   수정 2025-11-26 15:48

인제대 백병원의 교원창업 기업 쉐어앤서비스는 지난해 호흡 재활 소프트웨어로는 국내 최초로 확증 임상시험 승인과 임상 시험을 마무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혁신의료기기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현욱 부경대 의공학 전공 교수가 창업한 티큐어도 지역 대학병원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강 교수가 창안한 기술은 레이저 치료 기기를 활용한 당뇨병 치료. 올해 미국 FDA(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레이저 치료 기기 최초로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았고, 지역 대학병원과는 임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대, 인제대, 동아대, 고신대 등 지역 4개 대학병원이 바이오산업의 요람으로 떠 오르고 있다. 병원이 보유한 전문의는 임상 시험 등에서 바이오 관련 기업의 훌륭한 동반자다. 특히 부산대병원과 인제대 백병원에선 매년 꾸준히 의사들의 창업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병원 보유 데이터를 활용, AI(인공지능) 기술이 뒷받침된 바이오 관련 창업이 늘고 있다.
◇ 창업에 뛰어드는 의대 교수들
한국경제신문은 부산대학교기술지주와 인제글로벌기술사업회센터로부터 바이오 분야 교원 창업 성과 자료를 수집했다. 두 기관에 따르면 최근 4년(2020~2024년) 동안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유치액은 각각 1379억원(부산대), 897억원(인제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제대는 김해시에 지정된 바이오 클러스터인 ‘경남김해강소특구’ 사업과 연계해 지난 5년 동안 매년 관련 신규 창업이 11~17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대 백병원을 중심으로 한 기술 이전도 같은 기간 202건에 달했다.

지난 8월 미국 FDA로부터 세계 최초의 레이저 치료기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은 티큐어는 대학병원 중심의 의료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티큐어가 개발한 기술은 360도 광 전달 기술을 내시경에 적용한 레이저 치료기기다. 기존에는 한 방향으로만 전달해 내시경용으로 사용할 수 없고, 피부질환 치료에만 활용했다. 티큐어는 우선 이 기술을 당뇨 및 비만 치료에 활용할 방침이다. 약물 치료만으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환자의 복부에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대사 기능까지 회복하는 기술이다.

티큐어는 내년 초 임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대병원과 고신대병원의 내분비내과 및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임상 시험에 참여한다. 강 교수는 “전문의는 외래 진료를 통해 질병 진단과 치료의 문제점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바이오 관련 기업의 훌륭한 조언자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부산은 4개 대학병원 중심으로 문의가 풍부해 초기 임상 시험까진 충분하게 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바이오도 대세는 AI
최병관 부산대병원 교수(신경외과)는 비주얼터미놀로지를 설립해 ‘인체 좌표 용어체계 기술’을 개발했다. 수술 기록지 등 의사가 쓰는 의료 차트를 분석해 인체의 세부 부위를 좌표화한 데이터 표준화 작업이다. 자그마치 7년이 걸렸다. 질병의 좌표화로 의사는 환자의 3D 인체 모델을 보고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길이 열렸다. 이를테면 “우측 중지의 우측면을 따라 2㎝의 절개를 실행하고”라고 쓴 의사의 글은 해당 손가락 절개 부위를 시각화로 대체해 표현한다. 이 기술은 특히 환자의 전 생애에 대한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한 장의 이미지로 요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비주얼터미놀로지처럼 AI의 발달로 바이오 분야에서도 AI를 결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최희은 해운대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만든 쉐어앤서비스도 이 같은 맥락이다. 쉐어앤서비스는 의료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만성 폐 질환의 급성 악화를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을 적용한 재활 소프트웨어 ‘이지브리드’를 개발했다.

손원일 인제글로벌기술사업화센터장은 “신약 및 치료법 개발 같은 전통적인 바이오 기업은 물론, 디지털헬스케어와 의료 서비스 개선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결합하는 게 최근의 트렌드”라며 “인제대의 4개 백병원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의료 데이터가 바이오 기업 탄생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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