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6일 16: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의 부도가 임박했다"는 증권가 찌라시에 롯데지주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롯데그룹은 물론 신용평가사들 역시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이지만 롯데 계열사들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26일 증시에서 장 초반만 해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던 롯데지주는 오후 1시가 지나며 급락세를 나타냈다. 한때 전일 대비 9.64%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여 4.91% 하락 마감했다.
'대형 건설사 부도 임박 찌라시'라는 내용이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유포된 결과다. 여기에는 '롯데, 제2의 대우그룹으로 공중분해 위기', '12월초 모라토리움 선언' 등 자극적인 내용이 담겼다. 롯데건설 미분양으로 계열사들이 연대보증을 섰으며 그룹 부동산을 팔아도 빚을 갚기 어려워 유통계열사들의 직원 50% 감원도 임박했다는 것이다.
롯데 측은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 롯데건설에 남아 있는 미분양은 없으며 직원 50% 감원 등은 해명할 가치조차 없는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건설은 입장문을 통해 "롯데건설의 신용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최초 루머 작성자와 유포자를 상대로 신용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향후 발생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최근 잠실르엘의 분양 호조 등으로 자금 사정이 오히려 호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계열사면 몰라도 롯데건설 때문에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소문이 전날 게재된 한 인터넷 매체 기사에서 촉발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기사는 롯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금액이 3조1337억원에 이르고, 관련 우발 채무의 손실 전이 가능성도 높다고 썼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등 기사에 언급된 내용이 찌라시에도 들어가 있는 등 작성자들이 해당 기사를 참고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롯데건설은 2022년 7조원에 육박했던 PF 보증금액을 3년간 절반 이하로 줄이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어 부도 운운은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본시장에서는 롯데 계열사들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실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리포트에서 "실적 회복 지연과 높은 금융 비용 부담, 신사업 투자로 인해 롯데그룹의 재무부담 완화는 더딜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주가수익스왑(PRS), 신종자본증권 등 부채성 자본조달 규모도 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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