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8일 10: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이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예심을 청구한 뒤 거센 주주환원 요구를 받으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까지 나서 자사주 추가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 준하는 심사를 받는 데다 지주사인 ㈜LS 주주 설득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글로벌 투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대규모 전략적 투자를 통해 체질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거듭되는 중복상장 논란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 전 사전 협의 과정에서부터 ㈜LS의 자사주 소각을 검토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해당하는 만큼 추가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라는 취지다.
㈜LS는 지난 8월 발행주식의 3.1%에 해당하는 100만 주를 소각하기로 했고 절반을 먼저 소각했다. 나머지 50만 주도 내년 1분기 안에 소각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잔여 자사주 400만 주 가운데 일부라도 추가로 소각하라는 것이다.
자사주 강제 소각을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이 국회에서 아직 처리되지 않은 만큼 ㈜LS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거래소 역시 주주환원책을 강제할 수 없는 데다, 자칫 향후 IPO에 나설 기업에게도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신호가 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태도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중심으로 결집한 ㈜LS 소액주주 연대는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20일 열린 첫 주주간담회에서 “논란이 커지면 거래소가 상장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장 가능성이 낮으니 다른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규제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만 제한하고 있어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만큼 거래소가 여론을 살피고 있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나아가 LS그룹에 “추가 계열사 상장을 하지 않겠다”는 공식 선언까지 요구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의 증손자회사로 연결 이익 비중은 5~6% 수준이다. LS그룹이 2008년 인수한 뒤 독립적 경영체계를 유지해 중복상장 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오히려 거래소와 소액주주 양측의 요구는 더 강해진 상황이다.
LS그룹은 상장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가 시장에서 적정 가치를 인정받아야 지주사 가치도 높아진다는 논리다. 해외 기업을 인수해 재상장하는 구조이므로 기존의 ‘쪼개기 상장’과도 다르다고 설명한다.
에식스솔루션즈가 비상장 상태로 남을 경우 자기자본 조달이 막혀 지주 차원의 지속적 차입에 의존해야 하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 이익률(ROE) 제고와 배당 확대 기조에도 부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프리IPO로 유치한 재무적투자자(FI) 지분도 부담이다. 상장이 무산될 경우 LS그룹이 이 지분까지 인수해야 한다.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기존에 끌어온 투자금을 자력으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LS가 대규모 차입이나 증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에식스솔루션즈를 해외 증시에 상장하거나 최악의 경우 매각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LS그룹은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배전반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2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IB 업계 관계자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은 그룹 중장기 투자 계획의 사실상 첫 자금조달 단계”라며 “에식스솔루션 IPO가 좌초되면 전체 투자 로드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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