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의류상 출신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장한 최범석 포이닉스 대표(사진). 2009년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쇼인 ‘뉴욕 패션위크’에 진출해 한국인 중 가장 많은 17회 초청받았다. 미국 뉴욕에 완전히 정착한 뒤 2018년 돌연 귀국해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제너럴아이디어’를 선보였다. 고가의 마니아용 의류 대신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기업가로 변신한 것이다.한국 출신 디자이너로 최초의 역사를 내리 써온 최 대표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7년에 포이닉스를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청담동 포이닉스 본사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출발해 상장까지 간 사례가 없어 그 길을 뚫고 싶다”며 “제너럴아이디어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동대문과 경기 의정부에서 옷을 만드는 수많은 후배 디자이너에게 ‘우리도 기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디자이너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계기는 일본의 패션 거장으로 불리는 요지 야마모토의 조언이었다. 최 대표는 “뉴욕에서 쇼를 준비할 무렵 요지가 프랑스 파리에서 건재할 수 있는 이유를 들려줬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요지는 최 대표에게 “매출의 70%를 일본 내수 시장에서 내고 있다”며 “일본이 탄탄하게 받쳐주니 해외 활동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 대표는 “당시 나는 해외로만 돌았는데 ‘기본(내수) 없이 겉멋만 들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그 길로 한국으로 돌아와 SPA에 디자이너 감성을 입힌 제너럴아이디어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제너럴아이디어는 일본 유니클로가 채워주지 못하는 ‘디자인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최 대표는 “스시는 회보다 쌀이 중요한데 유니클로가 최상급 쌀로 만든 정통 스시라면 제너럴아이디어는 그 위에 맛있는 소스와 토핑을 얹은 변형 스시”라고 비유했다. 이어 “대량 생산하는 유니클로가 품질은 훌륭하지만 디자인이 다소 심심하다면, 우리는 디자이너 출신답게 옷태와 디테일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100만 장가량 팔린 카디건이 그 증거다. 허리 밴드 자리를 일반 제품보다 높게 잡고 단추 위치를 조절해 입었을 때 다리가 길어 보여 2030 여성이 열광했다. 사업 초기 남성복 위주이던 제너럴아이디어는 현재 여성복 매출 비중이 95%에 달한다. 매출도 매년 60~80% 늘고 있다. 2021년 110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 올해는 900억원을 넘보고 있다.
최 대표의 다음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그는 “일본 대표 패션 플랫폼인 조조타운에 입점해 순항 중”이라며 “중국 인공지능(AI) 세일스 기업 푸캉과 협업해 중국에서도 성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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