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을 팔아) 가지고 올 때를 고려하면 헤지(위험 회피)도 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지 않냐”며 이같이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외환시장 안정성을 유지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외환당국 수장들이 이틀 연속 국민연금의 환헤지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민연금의 전략 변화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보험료 지급을 위해 해외 자산을 매각할 시기에 대비해 환헤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나중에 자금을 회수할 때는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해 수익률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환율이 오를 때 이익을 실현하고 헤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민 노후 자산을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단기 환율 쏠림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연금의 전략적 헤지 규칙을 손봐야 할 필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해외 자산 헤지를 언제부터 할지, 또 헤지를 했다가 그 헤지를 언제 풀지는 국민연금의 대외비”라며 “대외비라고 하지만 사실 패가 다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적 헤지의 발동·해제 조건이 시장에 모두 노출돼 환율의 변동성과 쏠림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려면 환헤지의 전략적 모호성을 늘리고 담당자들이 신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재량권도 넓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손실이 생기면 책임을 묻고 잘돼도 보상이 없다 보니 어느 누구도 책임지기 싫어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며 “(기계적으로 환헤지를 하다 보니) 환율이 한쪽으로 쏠리고, 이를 해외 투자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전략 변경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처음 해외 투자할 때와 달리 개인들이 해외로 (자산을) 많이 가지고 나간다”며 “나라 전체의 옵티멀(최적) 포트폴리오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속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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