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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안정보다 쇄신"…기술통 전진 배치로 'ABC' 드라이브

입력 2025-11-27 18:10   수정 2025-12-08 16:41


“중국의 저가 공세 등이 부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세대교체 인사다.”

LG그룹이 27일 실시한 사장단·임원 인사에 대한 산업계의 평가다. 석유화학 구조조정, 원·달러 환율 불안,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은 ‘인적 쇄신’을 통해 그룹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을 택했다. LG그룹의 양대 축인 LG전자와 LG화학 대표(CEO)를 동시에 교체하고 기술 인재를 CEO와 사장 등으로 과감하게 임명·승진시킨 게 대표적 사례다. 산업계에선 LG그룹이 인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소위 ‘ABC’ 미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관련인사 A37면
◇LG전자·화학 CEO 동시 교체

LG전자는 2021년부터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솔루션(HS)사업본부를 이끌어온 1967년생 류재철 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류 사장은 1967년생으로 부산 동아고,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대 경영학 학위(MBA)를 땄다.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로 입사한 류 사장은 LG전자 재직 기간의 절반 이상을 가전 연구개발(R&D)에 몸담은 기술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류 사장은 HS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레드 오션’으로 평가받는 생활가전 사업에서 ‘연평균 매출 7% 증가’라는 성과를 냈다. 구매 후에도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UP가전(업 가전), 가전에 서비스를 결합한 가전 구독 사업을 통해 LG 가전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화학 신임 CEO로는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임명됐다.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은 겸임한다. 김 사장은 1968년생으로 한양대에서 공업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1996년 LG화학에 입사한 이후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등 첨단소재 분야를 두루 거쳤다. LG화학과 ㈜LG에서 경영전략과 신사업개발을 담당하며 전략 수립·실행 경험을 쌓아 글로벌 사업 감각과 전략적 통찰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B2B사업에서 사장 승진자 늘어
사장 승진자 역시 신사업에서 성과를 낸 인재 중심으로 나왔다. 문혁수 LG이노텍 CEO는 2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문 사장은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 육성 사업 발굴에서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았다. 반도체용 부품, 라이다·레이더 등 자율주행 센싱 부품, 로봇용 부품 등 신사업에 진출한 게 대표적이다.

LG전자에선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양대 축인 전장 사업과 냉난방공조 사업을 이끄는 은석현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은 사장은 2018년 말 LG전자에 합류해 2021년 말부터 VS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이 사장은 1987년 금성사 공조기연구실로 입사해 R&D, 상품기획, 마케팅, 영업, 전략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냉난방공조 전문가다. 지난해 말 ES사업본부장을 맡아 가정·상업용 공조 사업을 이끌었다. 초대형 냉동기 칠러로 산업·발전용 공조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냉난방공조 유지보수 사업을 가속화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밖에 골프장 등 사업을 담당하는 ㈜LG 계열사 디앤오 CEO에 LG전자 법무그룹장을 맡았던 이재웅 부사장이 선임됐다.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계열사의 CEO는 유임됐다.

올해 LG그룹 임원 승진자는 총 98명이다. 이 중 21명이 ABC 분야에서 탄생했다. 구 회장의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정수/김우섭/김채연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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