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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왜 해요?"…평촌 아파트 집주인들 돌변한 이유 [돈앤톡]

입력 2025-11-27 11:03   수정 2025-11-28 10:03

<!--StartFragment -->1기 신도시 평촌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줄줄이 암초에 걸리고 있다. 선도지구 등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재건축 열풍이 불자 리모델링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초원2단지대림'의 리모델링 권리변동계획 수립을 위한 정기총회가 최근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당초 지난 5월로 예정됐다가 연기돼 이달 추진됐지만, 참석자가 40여명에 그치면서 불발됐다. 해당 단지가 1035가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리모델링 사업을 지지하는 주민이 전체의 4% 안팎에 그치는 셈이다.

이번 총회는 조합 설립 3년 차 마지막 총회였다. 리모델링 조합 임원들의 임기도 지난 8월로 만료됐기에 이들에 대한 재신임도 다룰 예정이었지만, 최종 무산되면서 지속적인 사업 추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인근 A 공인중개 관계자는 "5월에 총회를 해야 했는데, 하루 전날 갑자기 연기하더니 결국 이달에 연 총회마저 무산됐다"며 "단지 내에서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져 향후 상당 기간 진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리모델링에 회의적으로 돌아선 것은 주변에서 재건축 붐이 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기 신도시인 평촌에서 선도지구로 지정된 꿈마을 귀인블록(A-17구역)과 민백블록(A-18구역)은 지난달 안양시에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1기 신도시는 분당 외에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사업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동일 평형을 선택할 경우 분담금이 6000만원(A-17 구역)선에 그치거나 환급금(A-18)이 발생하는 등 사업성 우려도 해소된 상태다. 최근에는 2차 특별정비구역 지정 시기도 다가오면서 주변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서는 '재건축 순번표'를 뽑기 위한 경쟁도 벌어지는 상황이다.

일찌감치 재건축이 어렵다고 판단해 대안으로 리모델링을 선택했던 단지 주민들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개선되고, 실제 재건축에 나선 단지들의 사업이 순항하자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회의감이 높아진 상태다. 앞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도 사업 동력을 잃어가는 처지다.

2007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해 평촌 1호 사업장이던 호계동 '목련2단지'는 지난해 권리변동계획 확정 총회를 마무리하고 이주까지 계획하면서 리모델링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로 예정됐던 이주 시점이 1년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이주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담금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배 이상 늘면서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주민 목소리가 힘을 얻었고, 조합장 유고 사태로 인해 리모델링 사업 추진력은 떨어졌다.

최근에는 재건축 추진 비대위가 건축위 심의과정에서 위법성을 다투는 행정소송과 리모델링 행위허가 연장의 무효를 다투는 소송 등을 제기했다. 사업이 제자리 공전을 거듭하는 사이 리모델링 찬성·반대 주민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목련2단지와 같은 해 리모델링을 추진해 평촌 2호 사업장으로 불렸던 '목련3단지'도 사업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지난해 4월 권리변동계획 수립을 위한 정기 총회가 주민 외면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집행부 임기까지 만료되면서 사업이 1년 넘게 멈춰버렸다. 시공사인 쌍용건설도 대여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외에도 평촌 내 리모델링 단지 곳곳에서는 정비사업 방식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 리모델링은 재건축이 불가능해 선택하는 대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재건축이 어렵다고 판단해 리모델링을 선택했는데,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도입되고 주변 단지들이 재건축에 속도를 내니 속이 탈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리모델링 사업을 재건축으로 돌리려면 조합을 해산하고 시공사로부터 받은 대여금을 반환하는 등 여러 갈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인허가 절차도 처음부터 밟아야 하기에 사업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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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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