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한 일본인 관광객이 지난 25일 명동의 한 상점을 찾았다가 세일 중이라 싸다는 직원의 말만 믿고 1만5000엔어치 제품을 신용카드로 샀는데 호텔에서 확인하니 0이 하나 더 붙어 15만엔이 결제돼 있었다는 것.
관광객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가격이었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세일 제품은 반품 불가라고 영수증에 적혀 있었는데 비슷한 피해 본 후 환불에 성공한 분 있느냐"고 물었다.
A씨는 "한국 여행자 상담창구는 영업시간이 끝나 연락이 안 되고 가게로 전화해도 닿지 않는다"면서 "현재 인천공항 부근이고 내일 귀국해야 해서 명동까지 다녀올 상황도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제 실수지만 같은 수법으로 속은 사람이 많을 것 같다"면서 "일본인을 봉으로 삼는 걸 용서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올린 영수증에는 제품 수량 24개라는 내용과 금액 153만2000원이 결제돼 있었다.
한 네티즌은 26일 해당 점포 구글 리뷰에 이 영수증을 올리며 "SNS에서 이 가게에서 결제 사기행위가 많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왔는데 이번엔 아는 일본인이 사기를 당했다"면서 "이 금액이 어떻게 나왔는지 증명하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뉴스 제보 및 경찰 고발을 진행하겠다"고 적었다.
해당 내용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자 매장 측의 반박 글이 올라왔다. 업체 측은 27일 "저희 매장은 그런 사기치는 매장이 아니다"라며 "금액을 정확히 설명해서 판매했고 다시 방문해서 환불 요구했을 때 환불해 드렸다"고 억울해했다.
매장 관계자는 "환불 사유 또한 고객의 착각이었다"면서 "CCTV 영상과 영수증 모두 보관 중이다. 사실이 아닌 자극적인 글은 삭제 부탁한다. 삭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 회사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전에도 해당 점포 구글 리뷰에는 "점원이 부르는 가격과 카드 결제액이 한 자릿수 차이가 나서 5만엔 정도 당했다"는 댓글이 있었다. 작성자는 "귀국 후에 깨달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면서 "이득이라고 현혹되지 말고 결제는 무조건 현금으로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 내용이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한 자릿수가 다른 영수증을 보고 반품 신청했는데 응해주지 않아서 경찰 부르겠다고 하니 그제야 환불해줬다"는 댓글도 있었다.
당시 고발 글에 따르면 40만원어치 결제를 한 후 계산이 잘못됐다고 신용카드를 다시 달라고 한 뒤 2차례 40만원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중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한장만 줘서 안심시켰다고 전해진다.
SNS에는 해당 가게에서 당했다는 피해자가 다수 있는 상황이다.
과거 일본 가이드는 SNS에 "쇼핑할 때 현장에서 영수증을 확인하라. 직원이 부르는 가격보다 0이 한자리 더 붙어 카드 결제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가이드는 "덤을 주면서 고객의 기분을 좋게 한 후 고액을 지불하게 하는 사기 판매다"라면서 "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살 때는 그 자리에서 영수증을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엔 한 일본 매체가 한국서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택시 바가지가 횡행한다고 고발해 국내서 "나라 망신이다"라는 반응이 나온 바 있다.
일본 TBS NEWS DIG는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택시의 불법 행위가 이어지자 서울시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바가지요금 사례를 보도했다.
이 방송에서는 취재진이 직접 나서 관광객인 척하며 명동에서 홍대까지 택시를 이용했다. 해당 택시 기사는 "홍대까지 4만 5000원이다. 차가 많이 막힌다"고 안내한 뒤 미터기를 끄고 운행했다. 택시 안에 붙은 운전면허증은 가려진 상태였다.
이 택시 기사는 취재진이 관광객인 줄 알고 일본어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목적지인 홍대에 도착하자 기사는 요금이 4만 5000원 나왔다며 "현금으로 주면 4만원으로 깎아주겠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명동에서 홍대까지의 거리는 약 10㎞로, 요금은 1만 2000원 정도 나온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네 배의 바가지요금을 부른 것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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