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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강의 듣나요" 학생들 돌변…대학가에 무슨 일이

입력 2025-11-27 14:13   수정 2025-11-27 15:12


지난 21일 오후 2시께 서울의 한 대학교의 경영학관 강의실. 법 관련 수업을 듣는 약 70명의 수강생 중 상당수가 노트북과 태블릿을 펼쳐둔 채 강의와 무관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휴대전화로 녹음 버튼만 눌러둔 뒤 다른 수업 과제를 하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AI(인공지능) 기반 학습 도구의 확산으로 대학 강의실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강의 음성만 녹음하면 AI가 요약본·정리 노트·예상문제까지 만들어주는 시대가 열리자, 학생들은 더 이상 수업을 직접 듣고 필기하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기 시작했다. 강의실에 출석하지 않고 녹음본만 구매해 AI로 학습하는 행태까지 나타나면서 대면수업의 의미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필기앱 사용량 '급증'
27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클로바노트의 지난달 20대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23만7168명으로 2022년 같은 달(13만4120명) 대비 7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글로의 20대 MAU 역시 7980명에서 8만3561명으로 947% 급증했다.

클로바노트와 다글로는 영상·음성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핵심 내용을 요약해주는 AI 기반 앱이다. 대학생들은 강의 내내 앱 녹음 기능을 켜두거나 녹음 파일을 업로드해 AI가 ‘대신 수업을 듣도록’ 활용한다. 다글로는 강의 자료를 넣으면 예상문제와 정답까지 자동 생성하는 ‘AI 퀴즈’ 기능도 갖추고 있다. 지난달 기준 클로바노트와 다글로의 20대 사용자 비중은 각 35%·30%였다.

이용 패턴도 학기 중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바노트의 20대 MAU는 학기 중(3~6월·9~10월) 평균 24만2253명으로, 방학 기간(1~2월·7~8월) 평균 18만6063명보다 많았다. 다글로 역시 학기 중 20대 MAU가 평균 8만6788명으로 방학 중(4만2090명)의 두 배를 웃돌았다.

AI 의존도는 공학·자연과학처럼 이해 중심 과목보다 암기 비중이 큰 문과·교양 수업에서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균관대 공대 재학생 안모 씨(23)는 “전공은 문제를 푸는 과정이나 개념 간 연결을 이해해야 해서 강의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지만 교양 수업은 그렇지 않다"며 "암기 위주 과목은 녹음만 해두고 AI에 돌리면 핵심 내용이 한 번에 정리돼 굳이 꼼꼼히 들을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족보 대신 녹음본 거래 '활발'
일부 학생들은 강의실에 발을 들이지 않고도 녹음 파일만 확보해 AI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강의 녹음본 구함”, “지난주 녹음본 팔아요” 같은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시험 대비를 위해 ‘족보’를 사고팔았다면, 이제는 수업 전체를 녹음한 파일이 거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에 일부 교수들은 무단 녹음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고 나섰다. 연세대 경제학과에서 게임이론 강의를 맡고 있는 한 교수는 강의계획서에 “강의 녹음본을 타인에게 판매하거나 전송할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명시했다.

교육계에서는 AI가 가져온 변화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대학 수업의 본질적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의 한 4년제 대학 교무처장 역시 “AI로 인해 현장 수업 참여가 약해지면 교수와 학생의 소통이 단절돼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학습 방식이 비대면·자율학습 중심으로 굳어지면서 학생 간 교류도 줄어 사회성 저하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에 AI 활용 수업을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도 AI가이드라인 마련을 논의 중인 단계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소장은 “대학 수업 중 AI 도구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학내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며 "구성원 간 공론장을 마련해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영리/김다빈/김유진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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