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8일 16: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K그룹이 광학렌즈 전문기업 LK삼양(옛 삼양옵틱스)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인수했던 기업을 계열사로 편입한 뒤 범LG가(家) 3세인 구본욱 대표가 직접 경영을 이끌고 있지만 회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K삼양은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16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267억원) 대비 39.0%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81억원, 순손실은 60억원에 달했다. LK삼양은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면 2017년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올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LK삼양은 카메라 교환렌즈를 개발·생산하는 회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렌즈를 설계부터 가공, 조립, 판매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지만 카메라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면서 실적이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카메라 렌즈 시장이 전문가 중심의 수동초점조절(MF) 렌즈에서 자동초점조절(AF) 렌즈로 옮겨가면서 MF 렌즈 매출이 급감했다. 2021년 234억원에 달했던 LK삼양의 MF 렌즈 매출은 지난해 45억원으로 3년 만에 5분의 1토막 났다.
카메라 교환렌즈 시장에서 한계를 느끼고 열화상솔루션과 우주항공, 머신비전, 라이다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진 못한 상황이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전체 매출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5%에 불과하다.
주력 사업인 카메라 렌즈 시장 자체가 침체된 가운데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불투명해지자 LK삼양의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우주항공과 자율주행 테마주로 엮여 가끔 급등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이내 제자리를 되찾아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27일에도 나로호 4차 발사 성공과 맞물려 10.1% 급등했다가 이날 다시 15.6% 하락한 1265원에 거래를 마쳤다.
LK그룹이 LK삼양을 인수한 뒤 장기적 관점에서도 주가는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LK투자파트너스는 A2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2019년 8월 VIG파트너로부터 LK삼양 지분 60%를 인수했다. 당시 주당 인수 가격은 1만7000원(액면분할 반영 기준 3400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지분 8.69%까지 더해 LK삼양을 인수하는 데 약 1169원을 투입했다. 인수했던 시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PEF를 조성해 LK삼양을 인수했던 LK그룹은 펀드의 다른 출자자(LP)들의 지분을 인수한 뒤 LK삼양을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던 특수목적법인(SPC)을 LK가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LK삼양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실적이 부진한 LK삼양을 살리기 위해 계열사 편입이라는 강수까지 두며 책임 경영에 나섰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LK그룹은 보험중개, 자산운용업이 본업으로 제조업인 LK삼양과는 시너지를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LK그룹을 이끌며 LK삼양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건 구본욱 대표다. 구 대표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고(故) 구철회 LIG그룹 회장의 손자이자 고(故) 구자성 LG건설 사장의 장남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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