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를 우대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지역인재 의무 채용 이후 특정 지방대 출신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 국민연금공단 등 대학생에게 인기 있는 공공기관은 지역인재 채용 인원 10명 중 7명 이상이 특정 대학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제도를 이대로 두면 조직 내 파벌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취지를 살리기 위해 모집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선발한 대졸 지역 인재 110명 중 전북대 출신이 84명(76.3%)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북 지역에 있는 군산대 원광대 전주대 출신 채용 인원은 18명(16.3%)에 그쳤다. 국민연금 지역인재 중 전북대 출신 비중은 2022년 76.1%에서 2023년 68.8%로 소폭 하락한 후 2024년 75.0%, 올해(9월 기준) 83.3%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전남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한전은 전남대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전남대 출신 지역인재 비중(인원)이 2022년 75.4%(43명), 2023년 63.6%(7명), 2024년 64.1%(41명), 2025년(9월 기준) 71.4%(35명) 등으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규모가 크고 취업 준비생에게 인기가 많은 공기업일수록 특정 대학 출신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공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술보증기금도 지난해 채용한 22명의 지역인재 중 부산대 출신이 16명(72.7%)에 달했다. 공공기업이 몰려 있는 지역에선 특정 대학이 공공기관 지역 인재 전형을 휩쓴다는 얘기도 많다.
울산에 있는 한국동서발전은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대졸 지역인재 74명 중 울산대 출신이 32명(43.2%)에 달했다. 같은 지역에 있는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한국에너지공단도 울산대 출신이 각각 47.9%(23명), 52.6%(20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지역 인재 채용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실효성을 높이려면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맞춰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 문제가 채용 대상을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역 소재 대학’으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지역에서 고교를 마치고 다른 지역 대학에 진학한 인재를 역차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인 한 취업 준비생은 “지역 불균형 해소보다는 지방 특정 대학의 취업 독점 구조를 강화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공기업 조직 내에선 이런 인재 편중 현상이 파벌을 형성해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 의원은 “해당 지역 대학 출신과 해당 지역 출신이 고루 채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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