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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은행 5곳, 과징금 2조원 사전통보

입력 2025-11-28 17:50   수정 2025-11-29 01:01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권에 2조원 안팎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통보했다. 조(兆) 단위 과징금이 확정되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이 급격히 늘어나 기업 대출을 수십조원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에 합산 과징금·과태료 약 2조원을 사전 통보했다. 은행들은 이날 오전 금감원에서 제재 안건에 대한 사전통지를 받고 제재심의위원회 안건을 열람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만 홍콩 ELS 판매액이 작아 사전통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부 은행에는 ELS 연계 특정금전신탁 판매 업무 6개월 정지 등 중징계 기관 제재도 내려졌다.

홍콩 ELS 사태는 2023년 말 H지수가 급락하며 가입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본 사건이다. 최종 과징금 규모는 금융위원회 판단에 따라 수천억원대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징금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을 거쳐 금융위에서 확정된다.
ELS 과징금 폭탄…은행 자본건전성 타격 우려
자본건전성·대출 여력과 직결…금융위 얼마나 줄여줄지 관건
은행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액이 달라 과징금 및 과태료 규모도 크게 차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은행 중에는 국민은행의 홍콩 ELS 판매액이 8조1972억원으로 가장 많다. 그 뒤로 신한은행(2조3701억원) 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1183억원) SC제일은행(1조2427억원) 우리은행(413억원) 순이다. 은행별로 판매액의 10% 수준의 과징금·과태료가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과징금 처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자본 건전성과 대출 여력에 직결된 문제여서다. 은행은 과징금을 내면 그 금액의 여섯 배를 운영 리스크로 인식해 10년 동안 위험가중자산(RWA)으로 쌓아야 한다. 금융감독원의 사전 통보대로 과징금 규모가 2조원으로 확정되면 그만큼 자본금이 증발할 뿐 아니라 RWA 12조원이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해당 은행 모회사인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총 1%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별도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약 20조원 규모 기업대출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사라지는 셈이다.

금융지주가 최근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생산적 금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앞으로 5년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에 총 508조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이들이 계열 은행을 통해 공급한 기업대출 잔액만 지난 27일 기준 849조4412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이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의혹으로도 대규모 과징금 처분을 받는다면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에 연루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개 은행의 제재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최종 과징금은 이날 금감원이 사전 통보한 2조원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통보한 과징금 규모는 감경 사유를 일부만 반영한 수치”라며 “과징금 경감은 금융위원회 권한이어서 금융위가 최종 규모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19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에서는 금융사고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의 적극적 피해 배상 등 사후적 피해 회복 노력을 과징금 감경 사유에 추가했다. 또 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결과가 우수하거나 내부통제·소비자보호 기준 등을 충실히 마련하고 이행하면 최대 과징금의 75%까지 경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의 홍콩 ELS 자율배상 동의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96.1%에 이르러 대부분 배상을 마무리했다.

서형교/김진성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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