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1년을 닷새 앞둔 28일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당내에서는 “계엄 관련 방향 전환을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와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는 사과”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책임 통감’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연설 대부분을 민주당 비판에 할애했다. 민주당이 계엄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계엄을 통해 민주당의 무도함이 드러났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며 “많은 청년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 몰이와 민생 파탄으로 1년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흩어져서 이재명 독재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이재명 독재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설을 하기 전 대구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독립유공자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사과 여부에 대해 “여러 의견을 모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장 대표 발언은 당내 의원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소장파 김재섭 의원은 앞서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가 사과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사과할 것이고, 같이 메시지를 낼 의원도 20여 명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장 대표 발언은 사과라고 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갑자기 방향을 바꿀 수 없고, 메시지를 조금씩 전향적으로 내는 단계”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당원 게시판 사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 글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취지다. 당 지도부가 본격적인 한 전 대표 견제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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