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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동맥경화처럼 민간소비 제약"…한은의 경고

입력 2025-11-30 12:00   수정 2025-11-30 12:51


최근 10년간 부동산 관련 가계부채가 누적되면서 민간소비 수준이 5% 안팎 낮아졌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한은은 이런 가계부채가 "한국경제 소비를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았다"며 일관된 정책 대응을 주문했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부동산발(發) 가계부채 누증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이후 2024년까지 누적된 가계신용은 민간소비를 매년 0.40~0.44%포인트 둔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상승할수록 대출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민간 소비를 제약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만약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12년 수준에 머물렀다면 민간소비 수준이 4.9%(미시 분석)~5.4%(거시 분석)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가총생산(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48.5%에서 50.9%로 상향되는 효과와 유사하다고 한은은 부연했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민간 소비를 구조적으로 둔화시킨 요인으로 대출 원리금 부담을 꼽았다. 보고서가 2015년 1분기 대비 2025년 1분기 국가별 가계부채 원리금 부담 증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주요 17개국 중 노르웨이에 이어 2번째로 증가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누적 부채 원금 규모가 크고 담보대출 만기가 장기인 점을 고려할 때 가계 상환 부담이 지속되면서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소비로 이어지는 '부(富)의 효과'도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부의 효과 탄력성은 0.02%에 그쳤다. 부동산 가격이 1% 오를 때 민간 소비는 0.02% 상승한다는 의미다. 이는 주요 선진국의 탄력성 추정치(0.03%~0.23%)보다 낮았다.

한은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의 증가로 인식하기보다 더 나은 주택으로 이주하거나 자녀의 주거를 마련해주기 위한 미래 주거 비용의 증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상가와 오피스텔 등 비주택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진 것도 소비를 제약하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됐다.

보고서는 “과거 누적된 가계부채 문제는 심근경색처럼 갑작스러운 위기를 유발하기보다 동맥경화처럼 소비를 서서히 위축시키고 있다"며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 제약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또 최근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 안정되고 있다며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 소비에 대한 구조적 제약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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