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통계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미수거래의 결제 구조 때문입니다. 미수로 주식을 매수하면 T+2일까지 대금을 납입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다음 거래일인 T+3일 오전 개장 직전에 증권사가 강제로 청산을 집행합니다. 4일에 미수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정확히 7일 아침 반대매매에 노출됩니다.
이 시점의 반대매매 증가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과 맞물렸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권 부위원장은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빚투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미수거래도 레버리지 투자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빚투' 규모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 고위 인사의 이 같은 표현은 미수거래에 대한 경계감을 낮춘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미수·신용 포지션은 지수 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런 급락 흐름이 이어지면 담보비율 부족이나 결제 실패로 인한 강제청산이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즉, 발언이 일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있지만, 당시 큰 폭의 하락이 반대매매 증가에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럼에도 반대매매 비중이 정확히 결제일에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점은 정책 발언이 투자자 심리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또 금투협 통계에 신용융자나 CFD 포지션에서 발생한 반대매매는 포함되지 않는 만큼 실제 청산 규모는 공식 수치보다 더 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후 금융위는 추가 설명자료를 내며 '진화 작업'에 나섰습니다. 금융위는 신용대출이 최근 증가세를 보였지만 계절적 요인과 장기 흐름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안정적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용거래융자의 절대 규모가 커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증권사별 총량 규제, 담보비율 관리, 고객·종목별 한도 차등 등이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핵심은 '빚투를 조장한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감내 가능한 범위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과 동일하다'는 해명이었습니다.
이번 사례는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진 시기라면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도 훨씬 정교하고 신중히 전달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시장 환경이 예민해질수록 작은 표현 하나가 투자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권 부위원장도 결국 "여러 말의 진의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측면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표현에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