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ICC는 전날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구금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석방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ICC 판사는 네덜란드 헤이그 법정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구금의) 부당함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쇠약하고 허약한 상태"라면서 석방을 요청했다. 재판 기간에 구금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IC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현재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인지 능력은 변호인도 도울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ICC는 지난달에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석방될 경우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증인을 협박할 수도 있다면서 구금 상태를 유지한다고 결졍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다음 달 예정된 건강검진 결과를 활용해 석방요청서를 다시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석방 청구와 별도로 ICC에 이번 사건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류도 제출했다. 이들은 필리핀이 2019년 ICC에서 탈퇴해 관할권이 없는데도 불법으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전체를 기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장 재임 시절인 2013∼2016년 발생한 살인 19건, 대통령 임기 때인 2016∼2017년 마약 밀매 조직 범죄자를 살해한 14건에 연루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마약 복용자나 밀매자로 의심받은 이들을 살해한 43건 관련 혐의도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다바오시장 재임 당시 마약 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다. 2016년 대통령 취임 이후엔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마약 복용자나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경찰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필리핀 정부는 당시 조치로 용의자 62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권단체에선 실제 사망자 수가 3만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ICC는 인터폴을 통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지난 3월 필리핀 정부 협조를 받아 마닐라 공항에서 그를 검거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이후 헤이그로 압송됐고 ICC 구금센터에 구금돼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