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과원장이 20대 치위생사를 원장실로 불러 강제추행을 한 뒤 다음 날 해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치위생사가 강제추행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적반하장으로 해고한 것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단독 공성봉 부장판사는 강제추행·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치과원장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충남 아산에서 운영하는 자신의 치과에 피해자인 치위생사 B씨를 고용했다. 그는 지난 5월 23일 오후 6시쯤 B씨를 원장실로 불렀다. 이어 B씨의 허리 부분을 손으로 치면서 "이렇게 터치하는 것이 불편하냐"고 물었다. B씨는 이를 '격려'로 생각하고 "이 정도는 괜찮다"고 답했다.
A씨는 계속해서 B씨의 팔을 주무르고 손을 잡아 흔들다 갑자기 끌어안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를 소파에 앉힌 다음 얼굴을 만지고 입을 맞춘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같은 날 밤 A씨에게 강제추행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문자를 보냈다. A씨는 다음 날 오전 B씨에게 "이런 불순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없던 일로 이런 무고를 하는 건 매우 잘못된 행동"이라며 "더 이상 출근하지 마시고 어제 날짜까지 근무하신 급여는 급여통장으로 입금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근로자 등에게 파면·해임·해고, 그 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
하지만 A씨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B씨를 해고하는 불이익 조치를 취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가 적용됐다.
공 부장판사는 "A씨가 직원인 피해자를 강제추행하고 성희롱 피해 신고를 한 근로자를 퇴사하게 하는 불리한 처우를 했다는 것으로 범행 내용이 가볍지 않고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A씨가 자백하고 반성하며 동종 전과가 없고 변론 종결 후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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