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이 8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일각에선 90조~10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예상하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망치가 확대되는 추세다. 범용 D램 가격 상승,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보다 영업이익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이어져서다.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384조원, 영업이익 80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 376조원, 영업이익 73조원으로 집계됐던 지난 3일 기준 컨센서스보다 각각 7조~8조원씩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달 말만 해도 매출 367조원, 영업이익 6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후 전망치가 계속해서 확대된 결과다.
증권가에선 내년 연간 영업이익이 90조~100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약 38조원)와 비교하면 2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인공지능(AI)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를 활용해 이달 공개된 복수의 주요 증권사 보고서들을 분석한 결과 △범용 D램 가격의 급격한 상승 △HBM4 시장 점유율 확대·조기 품질 인증 통과 가능성 △낸드 수익성 개선 △AI 생태계 다변화에 따른 일반 D램 수요 급증 등이 내년 실적을 끌어올릴 요인으로 파악됐다.
가장 공격적인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키움증권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을 100조원으로 상향하면서 "HBM4 시장 점유율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고 업황 개선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는 범용 D램의 가격도 56% 급등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낸드 역시 가격 상승 효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루고 파운드리는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수율 개선 및 추가 고객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비교적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향후 세트 업체들의 생산 위축, 수요 탄력 감소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더 보수적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이 같은 차이는 메모리 가격 상승 지속가능성, 공급 확대 속도, HBM4 시장 점유율 확보 시점에 관한 판단이 다른 데서 비롯된다.
내년도 삼성전자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 AI 생태계 추이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특히 HBM4 품질 인증 통과 시점과 시장 점유율 확보 속도이 관건으로 꼽힌다. 범용 D램 가격 상승세 지속 여부도 변수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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