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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콩 ELS 과징금 2조…과잉 처벌의 부작용 경계해야

입력 2025-11-30 17:35   수정 2025-12-01 00:44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불완전 판매한 책임을 물어 5개 은행에 무려 2조원 규모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사전 통보했다. 최종적으로 확정된 게 아니라고 하지만, 엄청난 금액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과실 책임에 비례한 제재 수위인지 의구심을 품는 것도 사실이다.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된 뒤 조 단위로 과징금을 부과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금감원의 과징금 부과 근거는 이들 은행이 일반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고위험 파생상품인 홍콩 ELS를 판매해 대규모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2023년 말 H지수가 급락하자 은행권이 2020년부터 판매한 홍콩 ELS 16조3000억원에서 4조6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손실이 발생한 데 대해 사실상 모든 책임을 은행에 물었다고 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회사가 위법 행위로 얻은 수입의 5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초 홍콩 ELS 손실금의 평균 40% 이상, 최대 100%까지 배상할 것을 권고하는 방식으로 이미 은행에 책임을 물은 바 있다. 당시에도 부적절한 개입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판매 창구에서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했고, 손실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큰 투자자까지 은행이 배상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었다. 공모 상품인 ELS는 개인투자자에게 비교적 익숙한 투자 상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가 원금 손실 위험을 어느 정도 인식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은행별로 평균적으로 홍콩 ELS 손실을 본 96%가량의 투자자에게 자율 배상을 마쳤다.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게 능사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론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과징금이라면 큰 문제다. 만약 금융회사의 잘못이 그 정도로 크다면, 사전에 감독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책임도 클 수밖에 없다. 사고만 터지면 엄벌한다는 식의 처벌 만능주의로는 금융 선진화를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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