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회계기준원의 차기 원장 선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성생명 회계 논란으로 촉발된 회계기준원의 권한과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3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회계기준원이 진행한 차기 원장 후보 공모·추천에 6명 이상의 후보자가 도전장을 냈다. 우선 학계에서 김완희 가천대 교수, 정석우 고려대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 곽병진 KAIST 교수 등이 지원했다. 채이배 전 국회의원과 박권추 전 금융감독원 회계전문심의위원(부원장보)도 이름을 올렸다.
회계기준원은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기준(IFRS)과 일반기업 회계기준을 제·개정하며, 쟁점 현안에 관한 해석을 담당하는 민간 기구다. 이한상 원장이 7월 삼성생명을 향해 “삼성전자 지분을 평가하는 방식이 IFRS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변경을 요구해 이목을 끌었다. 이례적으로 회계기준원장이 나서서 특정 기업의 회계처리를 겨냥한 것을 두고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회계기준원 원장추천위원회(원추위)가 이번 원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회계 전문성과 국제 회계 흐름에 대한 이해에 더해 감독당국 및 정치권으로부터의 중립성을 핵심 기준으로 내세운 배경으로 분석된다. 회계기준원과 금감원은 1일 연석회의를 열고 삼성생명 회계 논란을 논의한다.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이들이 이번 신임 원장 공모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눈여겨볼 사항이다. 당시 박 전 심의위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제재를 주도했다. 채 전 의원은 외곽에서 분식회계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들 두 사람이 차기 원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정 교수는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감사위원장으로 일했으며, 한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가 적법하다는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바 있다.원추위가 최종 후보 두 명을 선정하면 이사회와 회원총회를 통해 차기 원장을 결정한다. 이달 초중순 최종 후보군이 이사회에 보고돼 연말께 신임 원장이 확정될 전망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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