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에 교사가 없는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지난 2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경복궁 동십자각 앞. 이보미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이렇게 말하자 전국 각지에서 모인 현직 교사들이 일제히 ‘교사도 시민이다. 정당가입 보장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국회는 온전한 정치 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교사노조가 주최한 이날 ‘교사 정당가입 허용 촉구 집회’(사진)에는 약 2000명(주최 측 추산 1만 명)의 현직 교사들이 참가했다. 이 위원장은 “교사 당원이 없어 노동국, 청년국, 여성국은 있어도 교육을 담당하는 조직이 없는 정당이 대부분”이라며 “교사가 배제된 정치와 교사가 침묵하는 정책 결정 구조를 끝내자”고 했다.
현행 교육공무원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상 교사는 정치 활동이 제한된다. 정당 가입, 정치 자금 후원, 선거 운동 참여, 선거 입후보 등이 금지돼 있다. 교원 단체들은 이 같은 규정이 정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권리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27일 학교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교사들의 정치 기본권 보장 주장에 불을 붙였다. 이 법안은 대전 초등학생 사망 사건을 계기로 발의됐지만, 교실 내 CCTV가 설치될 경우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사들의 주장이다.
법안엔 교실 내 CCTV 설치는 학교장이 제안한 뒤 학생·학부모·교직원 의견 수렴을 거쳐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경우에만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겉으로는 자율인 척하지만 실상은 악성 민원과 외부 압력에 취약한 학교장에게 무한 책임을 지워 CCTV 설치를 사실상 강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 교사는 교실이 곧 사무실인데, 교실에 CCTV가 설치되면 교사의 프라이버시와 교육권이 침해될 소지가 높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교사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것은 교사에게 정치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