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국향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사실상 중단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 SMIC와 CXMT의 생산 차질 가능성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두 기업이 추진해온 파운드리와 프리미엄 D램 증설 속도가 늦춰질 경우, 국내 메모리 시장의 가격 흐름과 수주 환경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홍콩 아시아타임스 등 외신은 일본이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에 보내던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기업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외신들은 "일본이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으로 수출돼 오던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캐논, 니콘, 미쓰비시케미칼 등 구체적 기업명이 언급되고 있으며 아시아타임스는 이를 "중국이 우려하던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전세계 반도체 수요가 HBM과 범용 D램 모두에서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왔다. 그러나 일본의 포토레지스트 수출 중단 정황이 핵심 소재 조달 불안을 유발하면 중국 메모리 업체의 시장 진입 속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가격 구조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상황은 한국과 일본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흐름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도 평가된다. 특히 중국 반도체에 치명타여서 한국이 격차를 벌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중국의 조달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국내 기업은 일본 소부장과의 연계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실제 협력 범위도 확대될 수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개입 의사를 밝힌 이후 고조된 중·일 갈등이 반도체 분야까지 번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포토레지스트는 빛의 반응을 이용하는 감광성 물질로 '포토 공정'의 핵심 소재다. 일본은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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