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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韓 기업, 달러로 번 돈 절반만 환전…경상수지 여유 없어"

입력 2025-12-01 16:40   수정 2025-12-01 16:46



국내 기업의 해외 소득 환전 비율이 코로나19 이전 90%에서 최근 50%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해외 투자은행(IB)의 분석 보고서가 석 달 전 이미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소극적인 원·달러 환전이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 ‘서학개미’를 원화 가치 상승의 핵심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1일 IB 업계에 따르면 도이치뱅크는 지난 9월 발간한 ‘Asia Local Markets Weekly’에서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배당 등 1차 소득을 해외에서 벌어도 상당 부분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며 “시장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종합할 때 해외 소득의 원화 환전 비율은 팬데믹 이전 약 90%에서 최근 약 50%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환전 비율은 민감한 금융거래 정보인 만큼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금융권이 고공행진 하는 원·달러 환율의 배경을 자체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를 추정치 형태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연간 150억~240억달러가 해외에 머물러 있는 셈이며, 이러한 흐름은 해외직접투자(ODI) 증가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이치뱅크는 블룸버그 컨센서스가 제시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약 800억달러)를 인용하면서 “현재 한국은 경상흑자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유출 규모가 연간 약 300억달러에 달하고, 순 외국인직접투자(NET FDI) 역시 연간 250억~300억달러가 빠져나가는 데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에 따른 달러 유출(월 50억~80억달러)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보고서는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에 대해선 "원화 가치 상승의 핵심 걸림돌(the key hurdle to KRW performance)"이라고 지칭하면서 “이 모든 흐름을 감안하면 경상수지 흑자에 기반한 ‘여유 자금(cushion)’은 사실상 0에 가깝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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