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H25724는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가 올해 3월 개발권이 유한양행으로 반환됐다. 개발 중단까지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한 유한양행은 최근 추가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폐암 신약 렉라자 이후 블록버스터 성장 잠재력을 보여준 후속 신약이 아직 레시게르셉트 정도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YH25724는 전임상시험에서 간에 지방이 쌓인 지방간과 간 조직이 굳어지는 섬유화를 함께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글로벌 1상시험을 마친 데다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초기 임상시험을 수행한 경험을 갖췄다는 것도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반환된 약물이 추가 기술이전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글로벌 기업이 보유한 신약 개발 전략과 시장 환경이 수시로 바뀌면서다. 유사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한미약품이 미국 존슨앤드존슨에 2015년 기술수출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19년 기술이 반환된 뒤 2020년 미국 머크(MSD)에 재수출됐다.
MASH는 치매와 함께 신약 개발 시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환자가 급증하지만 효과적인 치료제가 많지 않아서다. MASH 신약 시장이 개화한 것은 지난해 미국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가 갑상선호르몬수용체베타(THR-β) 계열 ‘레즈디프라’를 시판 허가받으면서다.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약 개발사들은 적응증(치료대상 질환군)을 MASH로 확대해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FGF21은 1세대 THR-β, 2세대 GLP-1 등 인크레틴에 이은 3세대 MASH 신약 후보군으로 꼽힌다. 기술에 대한 임상적 가능성이 입증되자 올 들어 빅파마들이 FGF21 시장에 큰돈을 풀고 있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올해 5월 보스턴파마슈티컬스의 장기 지속형 FGF21 계열 MASH 신약 후보물질 ‘에피모스페르민알파’를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스위스 로슈는 9월 FGF21 계열 선두로 꼽히는 89바이오를 35억달러에 인수했다. 10월엔 노보노디스크가 52억달러를 주고 FGF21 계열의 또 다른 대표 주자인 아케로테라퓨틱스를 품에 안았다. 파트너가 정해진 이들 외에 후속 기술 협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른 국내 기업들은 인크레틴 계열 MASH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디앤디파마텍의 ‘DD01’ 등이다. 올릭스는 미국 일라이릴리와 중성지방 대사에 영향을 주는 핵산 치료제 ‘OLX-702A’를 개발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