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국내 기관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 잔액은 전분기 대비 5.3%(247억달러) 증가했다. 국민연금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91.7% 급증한 245억달러를, 개인은 73.9% 증가한 166억달러를 해외 주식에 투자했다. 반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기업 달러예금 잔액은 한 달 만에 21% 증가한 537억달러에 달하는 등 달러 공급은 줄고 있다.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그제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연장 협의를 시작했고, 환전 기업에 국책은행 대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달러 환전정보 제출 요구와 증권사의 환전 실태 점검도 병행한다. 그러나 이런 단기적 대응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민연금의 환헤지는 투자 수익률에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기업의 환전 유도는 해외 투자에 제약을 가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정부는 대증요법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재정 통화 등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구조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엔화 약세 등 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쿠폰 지급 등 확장 재정 정책이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시급하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몇몇 업종의 강세가 이끄는 성장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미지수다. 실업률 흐름으로 경기 침체를 판단하는 ‘삼의 법칙’으로 유명한 클로디아 삼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 둔화가 원화 약세의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국가의 환율이 궁극적으로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깊이 유념해야 할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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