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정부에 따르면 일부 대형 조선업체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웃도는 상황에서도 헤지를 거의 하지 않거나 일부만 하고 있다. 정부는 일부 국내 조선사가 당분간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환헤지를 최소화한다고 본다. 또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에 이르면 대형 조선사들이 앞다퉈 환율 헤지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한다.
조선사들은 선박 수주 계약을 체결한 뒤 2~3년에 걸쳐 건조 대금을 분할 수령하는데, 이 기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헤지를 한다. 조선사는 미리 은행에 달러를 매도(선물환 매도)하고 은행은 환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파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에 달러가 공급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화오션의 선물환 매도 계약은 총 8억6400만달러(약 1조648억원) 규모로 전체 수주 잔액(28조9043억원) 대비 3.4%에 그친다. 정부 관계자는 “조선사 중에선 한화오션의 환헤지 비율이 가장 낮아 달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른 조선사들은 헤지 비율이 60~100%에 이른다”고 했다.
환율이 이상 급등하면 조선사의 환헤지 물량이 몰려 은행권이 헤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조선사의 기존 선물환 계약 원화 환산 금액이 불어나 은행이 허용한 조선사의 신용한도가 빠르게 소진되기 때문이다. 이런 선물환 거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외환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과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환율이 치솟은 2022년에도 조선사의 환헤지 물량이 몰려 선물환 거래가 마비되자 정부가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기존 거래 은행의 선물환 매입 한도를 확대했고, 수출입은행이 조선사에 대한 신용한도를 늘렸다. 외국환평형기금으로 조선사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조치 발표 직전 1440원에 육박한 원·달러 환율은 레고랜드 사태가 빠르게 안정되자 약 3개월 만에 200원 이상 급락했다. 정부 관계자는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서면 2022년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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