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맞춰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한동안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연 3%대’ 정기예금 상품도 다시 등장했다. 한국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은행권 수신 금리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3%대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판매 총액에 따라 최고 연 3% 금리를 제공하는 ‘2025-1차 공동구매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전체 판매 금액이 1000억원 이하면 연 2.75%, 1000억원을 초과하면 연 2.85%의 금리를 기본으로 적용한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1일 이후 정기예금 가입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는 0.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3%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지방은행과 특수은행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수협은행은 ‘Sh첫만남우대예금’을 최고 연 3.1%에 판매 중이며 전북은행은 ‘JB 123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를 연 3%로 책정했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3%대 예금 상품을 찾기 어려웠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적금 시장에서도 고금리 마케팅이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최고 연 7.5% 금리를 제공하는 ‘삼성월렛머니 우리 적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는 연 2.5%지만 삼성월렛 머니 충전 등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높은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신한은행도 달리기 기록과 연계해 최고 연 6.6% 금리를 주는 ‘한 달부터 적금(매주)_20+ 뛰어요’를 이달 15일까지 한시 판매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점도 수신 금리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면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간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에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달 27일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하루 만에 0.118%포인트 급등하며 연 3.013%에 마감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은행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향후 예·적금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ELD의 수익률은 고객이 감수하는 변동성에 비례한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28일 내놓은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25-23호(고수익추구형)’는 최고 연 8% 금리를 제시한다. 코스피200지수가 0~25% 범위에서 상승하면 그에 비례해 금리가 오르는 구조로, 만기 시점에 지수가 정확히 25% 상승했을 때 최고 금리를 받는다. 기간 중 지수가 한 번이라도 25%를 초과해 오르거나 만기 시점에 지수가 하락해 있다면 금리는 연 1.7%로 확정된다.
은행권이 ELD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10월 ELD 누적 판매액은 9조342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액(7조3733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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