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0.05
(71.54
1.78%)
코스닥
924.74
(5.09
0.55%)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AI 수중음향 시대 개막…"한국 대잠전, ‘데이터 통합’이 승부 가른다”

입력 2025-12-02 11:04   수정 2025-12-02 11:05


“바다의 ‘귀’를 인공지능(AI)이 더욱 똑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추영민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빛은 바다 속에서 에너지를 금세 잃지만, 소리는 수백㎞까지 전파된다”며 “결국 바다를 감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수중음향 기술인 만큼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교수는 수중 센서 신호처리와 AI 음향인식 분야를 연구하는 국내 대표 수중음향 전문가다.

수중음향 기술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U보트)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태동했다. 영국 해군이 음파 반사 원리를 이용해 독일 잠수함의 위치를 찾아내려 한 것이 시초다. 표적의 위치와 움직임을 계산하는 이 음향탐지장비(소나)는 여러 개의 수중 마이크 배열을 통해 시간·방향 차이를 분석하는 ‘청각 센서망’의 역할을 한다. 추 교수는 “눈이 닿지 않는 해저 세계에서 귀로 세상을 인식하는 기술이 바로 수중음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단순 탐지의 시대를 넘어 AI 기반 신호 분석과 자율판단이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잠수함 외피에 음향 흡음 타일을 부착하거나, 저주파 영역만 남기도록 설계를 최적화하는 등 각국의 ‘정숙성(靜肅性)’ 경쟁이 거세지며 기존 방식으로는 탐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그는 “복잡한 해저 반향음 속에서 실제 표적음을 골라내려면 AI의 패턴 인식이 필수”라며 “이제는 사람이 듣는 게 아니라 AI가 구별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최상위 업체들의 기술 전략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세계 수중센서 시장을 주도하는 프랑스 탈레스는 AI를 접목한 자율 기뢰대응체계(MMCM)와 예인형 소나 ‘캡타스(CAPTAS)’ 시리즈를 상용화하며 이미 ‘데이터 중심’ 체계로 넘어가고 있다. 수천 개의 음향 데이터를 학습해 기뢰·암석·해저 지형을 자동 분류하고, 헬기·부표·함정의 센서를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묶어 실시간 탐지망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그는 “세계 1위권 기업들은 장비 성능 경쟁을 넘어 ‘센서-플랫폼-데이터’를 통합하는 ‘네트워크형 청각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교수는 한국의 대잠전(ASW) 기술 수준을 “선진국 대비 약 80%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드웨어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센서·AI·데이터를 통합하는 ‘플랫폼형 시스템’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어 “한국은 여전히 장비 단위로 쪼개져 있지만, 본질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통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수중 플랫폼 간 데이터 융합이 이뤄져야 진정한 의미의 AI 기반 해양 감시 체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