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개발을 진행 중인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2992가구)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이주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주를 못 하겠다는 조합원이 늘었다. 조합원 약 1000명 중 70%가 다주택자로 분류돼 이주비 대출이 아예 막혔기 때문이다. 이 중 절반은 정부 정책에 따라 ‘1+1 분양’을 선택한 사람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굳이 재개발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주 대신 매도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다. ‘10·15 대책’에 따라 조합원 지위 양도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조합원은 현금 청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둔 노량진3구역과 착공을 시작한 6구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6구역은 잔금을 준비해야 하지만 대출이 어려운 조합원이 상당수다. 처음 재건축 당시 생각했던 잔금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돼 실거주도, 매도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노량진 뉴타운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출 규제, 지위 양도 제한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강하게 건의하겠다”고 말한 배경이다.
서울 강동구의 한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에게 “추가 이주비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은행과 시공사 모두 추가 이주비에 난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부 다주택 조합원은 “팔지도 못하게 하면서 이주도 못하게 막았다”며 사업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현장의 사업 파행을 막기 위해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용산구 한남뉴타운은 금융회사가 앞다퉈 추가 이주비 대출 경쟁에 나선 데 비해 다른 강북 지역에서는 입찰 참여자를 찾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강동구 사업지까지 추가 이주비 대출이 거절되는 등 재건축·재개발 현장마다 지역 편차가 심하다”며 “조합원 지위 승계 제한을 풀어주거나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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