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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년 만의 예산 합의 처리 반갑지만 늘어난 씀씀이가 걱정

입력 2025-12-02 17:09   수정 2025-12-03 09:37

여야가 어제 밤 국회 본회의를 열어 2026년도 정부 예산과 예산 부수 법안을 합의 처리했다. 회계연도 30일 전까지 예산을 의결하도록 헌법에 규정한 시한을 여야가 지킨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으로 일단 반가운 일이다.

국회에서 합의 통과된 내년 예산은 전체 규모에서 당초 정부가 제출한 728조원과 별 차이가 없다. 인공지능(AI) 관련 지원과 정책 펀드, 정부 예비비 등에서 9조3000억원을 감액하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분산전력망 산업 육성, AI 모빌리티 실증사업, 국가장학금 예산을 그 범위 안에서 늘렸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를 근거로 의원들의 과도한 예산 증액 요구를 막은 데 의의를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년 예산 자체가 올해 대비 큰 폭으로 늘린 적자 편성 예산이라는 점에서 과연 급증한 나라 살림을 꼼꼼히 살피고 불요불급한 지출을 걸러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AI 대전환과 신성장 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역동성을 높일 재정 투자와 꼭 필요한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연간 수조원이 남아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찬반 견해차가 크게 갈리는 아동수당 확대 지급, 농어촌 기본소득사업, 지역사랑상품권 사업 등은 심도 있는 논의 필요성이 큰데도 제대로 거르지 못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국가 미래가 아니라 당장의 유권자 눈치 보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내년 예산은 누가 뭐래도 올해 본예산(670조원)보다 8.1%나 증가한 ‘슈퍼예산’이다. 당장 내년에 4대 사회보험을 뺀 관리재정수지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적자로 109조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가채무는 1400조원대로 불어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1.6%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선다. 앞으로 더 늘어날 복지 비용을 감안하면 재정건전성에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고 봐야 한다. 이번 합의는 돌이킬 수 없지만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권고처럼 내년에 경기 회복세를 확인하는 대로 재정정책의 긴축적 전환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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