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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김범석 어딨나"…박대준 대표 "내 선에서 책임질 것"

입력 2025-12-02 17:31   수정 2025-12-03 01:44


2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긴급 현안 질의는 사실상 김범석 쿠팡 의장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여야 의원들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3370만 명 정보 유출 사태의 책임이 쿠팡 창업자인 김 의장에게 있음을 지적하며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증인으로 나선 박대준 쿠팡 대표는 “제 선에서 책임지겠다”며 김 의장을 엄호했다.

이날 의원들은 쿠팡의 기형적인 지배구조와 그에 따른 책임 회피 행태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이 매출 40조원의 공룡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김 의장이 그 과실을 챙겼는데, 정작 국민의 70%가 피해를 본 사고 앞에서는 뒤에 숨어 있다”고 꼬집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국가적 재난 수준의 사고인데 오너가 사과 한 마디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사회에 보고는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김 의장에게 보고했다”면서도 “김 의장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답해 빈축을 샀다. 그는 의원들의 거듭된 추궁에도 한국 사업 최종 결재권자는 자신이라며 “대표로서 끝까지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차등의결권을 통해 76%의 절대적 의결권을 행사하면서도 미국 법인(쿠팡Inc) 소속임을 내세워 한국 내 법적 책임에서는 빠져나가는 김 의장의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소비자 피해에 대한 안이한 인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보좌진의 휴대폰 화면을 들어 보이며 “쿠팡 본인인증 문자가 쇄도하는 등 이미 2차 피해 징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름, 전화번호, 주소가 세트로 털린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주거 침입 등 강력 범죄 악용 가능성을 경고했다.

박 대표는 “아직 공식적으로 접수된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해당 사례가 이번 유출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 기술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회의장 곳곳에서는 “국민 3000만 명 이상이 털렸는데 피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너무 무책임한 답변”이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쿠팡이 계속해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여야 합의로 김 의장을 증인으로 세우는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쿠팡의 안일한 태도는 홈페이지 사과문 게시에서도 드러났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에서 “쿠팡이 사고 직후 홈페이지 상단에 올린 배너형 사과문을 이틀 만인 2일 슬그머니 내렸다”며 “그 자리엔 ‘크리스마스 빅세일’ 광고를 띄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30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사과문을 내리고 장사를 더 하겠다는 게 정상적인 기업의 모습이냐”고 질타했다. 이에 박 대표는 “사과문 내용이 부족해 더 상세한 내용을 담아 이메일로 공지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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