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추세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가전제품 시장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가전 소모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고장 나거나 오래된 제품을 새로 사는 대신, 부품을 교체해 수명을 연장해 쓰는 이른바 ‘수리족’이 늘어나면서다.3일 커넥트웨이브의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전기밥솥 카테고리 내에서 내솥·고무패킹 등 소모품이 차지하는 판매량 비중은 2021년 10.5%에서 올해 25.4%로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공기청정기 시장 역시 필터 판매 비중이 28.3%까지 치솟았다. 소비자 4명 중 1명은 본품이 아닌 소모품을 구매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소모품 수요는 늘었지만 소비자 부담은 증가했다. 전기밥솥 부속품의 평균 구매단가는 4년 새 34%(2만2000원→3만원) 올랐고, 공기청정기 필터 역시 15% 가까이 상승했다. 제조사별, 연식별로 부속품이 달라지고 모델명 체계가 복잡해지는 등 제품별 호환성이 떨어지고 구매 품목을 선택하는 데 어려워진 면도 있다.
아예 일부 이커머스나 플랫폼은 소비자 수요에 맞춰 가전 부품 전용 채널이나 탭을 신설하는 곳도 있다. 다나와는 최근 ‘소모품 다나와’ 서비스를 론칭했다. 사용 중인 가전제품의 모델명만 입력하면 호환되는 필터, 배터리, 부속품 등을 자동으로 찾아주고 최저가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다나와 관계자는 “가전 시장의 트렌드가 ‘구매’에서 ‘관리’로 이동했다 보고 소비자들이 복잡한 호환성 확인 과정 없이 합리적으로 제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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