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분절을 유발하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창동차량기지’를 개발할 길이 40여년 만에 열렸다. 경기 남양주 진접차량기지 시험 운행이 본격화되면서다. 내년에 이전이 완료되면 창동차량기지는 여가·관광 기능을 갖춘 바이오 산업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서울시는 창동차량기지에서 ‘진접차량기지 시험 운행 개시 기념식’을 열었다고 3일 밝혔다. 2000년대 후반 서울시와 노원구는 수도권 지하철 4호선을 연장(진접선)하는 조건으로 남양주와 차량기지 이전을 합의했다. 2018년 착공한 진접차량기지는 지난달 1일부터 철도종합시험운행에 착수했다. 내년 6월 정식 개통되면, 창동차량기지는 운영을 종료하게 된다.
서울시는 2022년 3월 4호선 종점을 상계동 불암산역에서 남양주 진접읍 진접역으로 이전했다. 시는 차량기지 이전을 통해 전철 입출고, 경정비 등 운영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차량기지 이전을 계기로 상계동과 도봉구 창동 일대에 문화·창조산업 및 디지털바이오산업을 결합한 동북권 신(新)경제 중심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2009년 동북권 르네상스 발표 후 15년간 이어온 균형발전정책이 본격 가동되는 것이다. 상계동과 창동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해 ‘직·주·락’(일자리·주거·여가) 기능을 갖춘 자족도시로 재편한다.

창동차량기지 이전 부지에는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과 융합된 디지털바이오 연구개발(R&D) 거점을 육성하는 ‘S-DBC’(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동대문구 홍릉 서울바이오허브, 수도권 동북부의 지식형 제조시설과 연계해 ‘메가 바이오 벨트’를 구축하는 구상이다. 내년 하반기 구역 지정을 마치고 2028년 착공하는 게 목표다.
6만8000㎡ 규모의 산업시설용지에는 20층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대기업, 스타트업 등 약 800개 기업이 입주 가능하다. 중랑천과 맞닿아 있는 복합용지(3만4000㎡)는 워터프론트(수변공간)로 개발한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및 상부 공원화 완료 후 중랑천과 이어지는 도심활력공간이 탄생할 전망이다. 저층부에는 쇼핑·여가·문화시설이, 고층부에는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지하철 노원역(4·7호선)과 가까운 역세권 복합용지(6만7000㎡)는 호텔과 컨벤션을 갖춘 최고 높이 50층 복합문화시설이 예정돼 있다.

창동역 일대에는 민간자본 6조6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2023년 조성된 ‘씨드큐브 창동’(오피스텔·복합문화공간)에 이어 ‘서울아레나’,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이어 추진한다. K팝 전문 공연장인 서울아레나는 최대 2만8000명의 관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7000석 규모 중형 공연장과 영화관, 상업시설 등도 함께 지어진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신설이 추진되고 있는 창동역에는 복합환승센터가 조성된다. 공공주택 280가구와 업무·상업시설이 공급된다. 식음료(F&B), 잡화·의류, 의료 등 다양한 업종의 입점이 계획돼 있는 ‘창동민자역사’는 내년 봄 문을 열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창동·상계는 교통이 혼잡하고 산업이 정체됐으며, 문화 인프라 및 일자리가 늘 부족했다’며 “주거 기능에 치우친 ‘소비 도시’를 넘어 스스로 경제력을 키우는 ‘산업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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