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팰런티어와 테슬라에 거품 논란을 제기한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 그가 룰루레몬을 매수 추천 종목으로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요가복의 샤넬'로 명성을 얻어온 룰루레몬이 올해 들어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 연예인이 입는 '프리미엄 의류'에서 최신 트렌드에 뒤쳐진 옷으로 고객 인식이 변하면서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의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하지만 버리가 “연말 윈도드레싱(손실 종목 매도)과 세금 손실 처리로 인해 우량주들이 과매도된다”며 저가 매수를 주장하자 현재 저평가를 기회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룰루레몬은 1998년 캐나다 벤쿠버에서 사업가 칩 윌슨이 창업했다. 수영, 레슬링, 철인 3종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던 윌슨은 요가 수업을 받으면서 땀 흡수가 빠른 기능성 요가복 개발을 착안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에슬레저(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운동복)'의 성장과 함께 글로벌 요가복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룰루레몬이 내세운 고급화 전략, 고품질, 높은 고객 충성도 등이 모두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하지만 최근 룰루레몬은 부침을 겪고 있다.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51.01% 떨어진 182.40달러(2일 기준)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회사의 주가가 2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가 하락은 최근 실적 부진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룰루레몬은 올해 2분기 매출 25억2520만 달러, 순이익 3억709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6.5%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5.6% 줄어든 수치다. 주당 순이익(EPS)도 3.1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했다. 회사는 올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도 108억5000만~110억달러로 기존에 비해 하향조정했다.

캘빈 맥도널드 룰루레몬 최고경영자(CEO)는 "해외 지역 실적은 괜찮았지만 미국 시장의 부진과 상품 기획·믹스가 문제가 됐다”며 미국 내 사업의 상품 구성을 손보겠다고 했다. 실제 룰루레몬의 핵심 시장인 북미 시장 매출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 성장에 그쳤다. 해외 매출이 22%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북미 시장은 소매점 및 아울렛, 팝업스토어 운영을 비롯해 요가 ·헬스클럽, 대학 캠퍼스 등을 대상으로 한 도매 판매가 많다. 하지만 고물가로 미국의 소비 환경이 악화된게 회사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베트남·중국 등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제품의 가격에 반영되는 점도 수요를 위축시켰다.
새 트렌드 창출이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숙단계인 북미시장에서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너무 길어졌고, 색상·핏·카테고리 등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알로, 뷰오리 등 경쟁사에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내년까지 디자인팀을 주축으로 신제품 출시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룰루레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3~14배(12개월 선행)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저평가 시기를 '기회'로 보는 투자자도 있다.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인 미국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최근 연말 매수 추천 종목으로 룰루레몬을 포함한 4종목을 제시했다. "연말 세금 상계를 위해 과매도되는 종목들에 매수기회가 있다"는 게 버리의 진단이다. 버리가 이끌었던 투자자문사 '사이언에셋'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룰루레몬 주식 10만주를 보유했고, 그가 보유한 '롱 포지션' 주식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다만 최근 사이언에셋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 투자자문사 지위를 잃어 그의 추가 매수·매도 포지션은 알기 어려운 상태다.
일부 금융사도 룰루레몬의 반등 기대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 투자리서치 CFRA는 목표주가 270달러, 투자의견 '강력 매수'를 발표했다. CFRA는 "제품의 여러 이슈와 관세 역풍은 인정하지만, 높은 마진 구조를 갖고 있고, 59% 대 총마진(매출총이익/ 매출)을 기록한 재무 건전성으로 장기 매력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