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세로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선이 깨지며 4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2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보도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 갤런당(1갤런=3.78리터) 3.001달러에서 이날 2.998달러로 하락해, 202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3달러를 밑돌았다. 지난주에만 6센트 떨어졌고, 지난해(3.05달러)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뉴멕시코, 사우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아이오와, 콜로라도를 포함한 18개 주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75달러 밑으로 떨어져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당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섰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급 석유 비축분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에너지 가격 인하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올해 1월 취임식에서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석유 등 화석연료 부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원유 생산량 확대를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후 원유 가격이 정점을 찍고 나서, 공급이 수요를 계속 앞서면서 국제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2년 말 유가는 배럴당 약 81달러였지만, 2023년에는 약 70달러, 현재는 5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역대 최대 수준인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겠다고 압박했지만, 월가에서는 당분간 국제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OPEC이 공급 과잉을 완화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는다면 브렌트 원유는 내년 4분기 배럴당 5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40달러대로 마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공급과잉 지속으로 2027년말에는 3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원·달러 환율 급등과 유류세 인하 폭 축소의 영향으로, 국내 서울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L)당 1800원대까지 치솟으며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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