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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교 작가 초대전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10일까지 열려

입력 2025-12-03 16:15   수정 2025-12-03 16:16


중견 서양화가 채현교 작가의 초대전이 서울 종로구 ‘갤러리 내일’에서 오는 10일까지 열린다. 채 작가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영롱한 수채화 물감으로 화폭에 옮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바닷속 풍경을 담은 신작 56점을 선보였다. 지름 20㎝와 40㎝, 60㎝, 100㎝의 원형 캔버스에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바닷속 모습을 담아냈다. 최장 10m의 대작에서는 끝없이 펼쳐지는 바닷속 향연을 연출했다.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전시회 제목인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부제 농담)’에 걸맞게 관객들이 각각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닷속은 미지의 세계인 만큼 자유로운 상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작가의 의지가 잘 배어있다는 얘기다.

채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반이던 1993년부터 지금까지 30년 넘게 오직 바닷속 풍경만 그려왔다. 그의 작품에는 푸른 바닷물을 배경으로 분홍, 연두, 파랑, 초록, 노랑, 보라, 주황 등 형형색색의 산호초와 해조류들이 세상에 없는 판타지를 연출한다. 그 사이로 유영하는 물고기들의 색깔도 분홍색, 주황색, 파란색, 초록색 등등 컬러풀하다.

채 작가는 이번이 17번째 개인전이다. 전시회 제목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로 모두 같다. 개별 작품엔 어떤 제목도 없다. 채 작가는 “관객들의 자유로운 상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콕 집어서 말할 수 없을 뿐 언제나 어느 목표점으로 가고 있다”며 “특정한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인 상상을 가능케 하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채 작가는 ‘농담(濃淡)의 장인(匠人)’으로도 불린다. 색의 농담만으로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한 바닷속 풍경을 표현하는 솜씨가 완숙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수채화를 고집하는 것도 질감, 색, 채도가 유화와 달라 ‘상상 속의 바다’를 그리는 데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바닷속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미시적 화법으로 표현하는 작가에게 농담은 붓과 캔버스가 서로를 희롱하는 수단인 셈이다.

채 작가는 “수성재료와 크리스털을 사용한 농담과 빛을 이용해 채도와 명도를 중심으로 시각적으로는 재미있으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작품을 전시했다”며 “우스갯소리를 주고받는 가운데 뼈 있는 말을 슬쩍슬쩍 끼워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농담(弄談)과 작품 속 재료로 표현된 농담(濃淡)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듯싶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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