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내부 메모를 통해 “챗GPT가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AI 모델 기본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다하라고 요청했다. 올트먼 CEO는 “광고와 쇼핑 에이전트, 개인 비서 ‘펄스’ 등의 프로젝트를 미룰 예정”이라며 “인력을 재배치하고 챗GPT 성능 개선 담당자들과 일일 회의를 열 것”이라고 했다.
코드레드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이 심각한 위기 상황일 때 발령하는 경보다. 3년 전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 구글이 선포해 유명해졌다. 오픈AI의 위기감은 지난달 구글이 내놓은 제미나이3가 챗GPT 기능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시장의 평가 속에서 나왔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제미나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 7월 4억5000만 명에서 10월 6억5000만 명으로 석 달 만에 2억 명(44%) 늘었다. 같은 기간 챗GPT MAU는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도 기업용 AI 시장을 중심으로 오픈AI를 위협하고 있다. 앤스로픽의 연간반복매출(ARR)은 지난해 초 8700만달러에서 올해 70억달러로 80배 뛰었다. 오픈AI(130억달러)의 절반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지난해 50%에 육박하던 오픈AI의 기업 시장 점유율은 올해 하반기 들어 34%까지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GPT-4가 2위를 압도적인 점수 차로 따돌렸던 것과 달리 지금은 최상위권 모델들이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며 “압도적 1위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고객이 비싼 챗GPT를 고집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복잡한 추론은 챗GPT-5.1이나 클로드4.5에 시키고 단순 요약 및 번역은 값싸고 빠른 제미나이 플래시, 라마(메타), 큐원(알리바바) 등에 맡기는 식이다.
챗GPT 독점이 깨지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API 사용 비용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오픈AI는 ‘갈릭’이라는 새로운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추격자를 따돌리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내년 초 GPT-5.2 또는 GPT-5.5로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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