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 양국의 ‘동업’을 제안했다고 3일 밝혔다. 우라늄 농축 시설을 한국에 구축해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핵 연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양국 정상이 큰 틀에서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외신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과 우라늄 농축에 관해 대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농축) 우라늄을 어디서 수입하냐고 묻길래 러시아에서 30% 정도 수입한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자체 생산하면 많이 남겠네, 동업하자’고 해서 5 대 5로 동업하기로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동업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맡겼다. 얘기가 잘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러시아산 핵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추진 중인 미국과 한국이 협력해 안정적 핵연료 공급망을 확보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지금도 예외 규정을 통해 러시아에서 원자력발전소용 저농축 우라늄을 수입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공장을 지을 장소에 관한 질문에 “농축 재처리 문제는 우리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면 장소는 부차적 문제”라면서도 “가급적 국내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영·미 기업과 합작해 시설을 구축한다면 안정적으로 캐나다·호주산 우라늄 정광을 수입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독자적으로 우라늄 농축을 할 경우 핵무기 개발 의혹 등을 이유로 원료 수입을 거부당할 우려가 높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이른바 ‘핵 잠재력’ 확보 측면에선 합작 방식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방 1위 우라늄 농축 기업 유렌코가 기술 유출 방지, 핵 확산 금지 원칙을 적용하고 있어 한국의 자체 역량 확보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선 여전히 글로벌 핵 비확산 규범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핵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핵 비확산과는 관련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핵 비확산 문제는 국제적 대원칙으로 존중해야 한다”며 “이것이 핵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핵무기를 확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지만 누구도 핵이 확산됐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당시 군이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북한에)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자칫 소위 ‘종북몰이’나 정치적 이념 대결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어 차마 말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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