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16년부터 시행해온 외국인 관광객 대상 미용 성형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가 올해 말로 종료된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가 117만 명을 기록하는 등 K의료관광 사업이 활황인 가운데 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중국, 태국 등 인근 아시아 국가가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K의료관광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가 전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세법개정안 13건 중에서 외국인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조세특례제한법 107조의3)은 빠졌다. 앞서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가 일몰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정부·여당이 종료에 힘을 실으면서 합의 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2016년 도입된 외국인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은 외국인이 국내 병원에서 미용성형 관련 의료 행위를 할 경우 부가가치세 10%를 사후에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 7월 말 기획재정부는 이 제도를 올해 말 종료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부가가치세 환급 규모가 매해 확대돼 세수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부가가치세 환급액은 2021년 8억원에서 2024년 955억원으로 119.3배가량 급증했다. 또 국내 의료산업이 이미 충분한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산업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야당은 환급이 종료되면 의료관광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은 “일몰을 연장해서는 안 된다는 정부·여당의 의지가 강해 본회의 처리 대상 법안에는 올리지 못했다”며 “내년 조세소위 등에서 다시 논의해볼 수는 있지만 일단 올해 말로 제도가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도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숙박, 화장품 등 연계 소비를 활발히 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일몰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국내에서 지출한 보건의료, 쇼핑, 숙박 등 의료관광 총비용은 7조5039억원으로 추정됐다. 의료관광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입국해서 단순히 의료 서비스만 받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숙박·관광·쇼핑 등과 연계해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백억원의 세수 구멍을 메우려다 수조원의 시장을 흔들 수도 있다”고 했다.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 종료가 현실화하자 의료관광 관련주가 일제히 타격을 받았다. 외국인 부가가치세 환급 서비스 업체 글로벌텍스프리는 전일 11.38%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주가가 7.47% 내렸다. 미용 시술 관련주 휴젤(-1.29%) 파마리서치(-2.02%) 메디톡스(-1.17%)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의료성형업계 관계자는 “미용성형 의료는 시술비가 비싼 편이기 때문에 환급을 못 받으면 외국인으로선 큰 장점이 사라진다”며 “세금 탈루 등을 부추기는 불법 브로커가 생겨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의료업계 관계자는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세금과 환율 등에 민감성이 크다”며 “외국인의 국내 병원 재방문율도 높아 일종의 수출산업으로 바라보고 세제 혜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상원/정소람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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