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 이후 공인회계사(CPA) 선발이 급증했지만, 회계 법인에 취업하지 못한 이른바 '미지정 회계사'도 늘어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 예정 인원은 1150명으로 올해 대비 50명 줄인다. 지정 감사제 도입 이후 누적된 인력 과잉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회계 업계에서는 400명 이상 줄여야 한다며 집회에 나섰다.
금융위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2019년부터 본격 도입되면서 기존 800명 수준이던 선발 예정 인원을 1000명 이상으로 늘렸다. 지정 감사 대상 회사가 증가로 감사 업무량이 늘고, 감사 품질을 높이기 위한 인력 확보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2022년에는 무려 1237명이 선발됐고, 2024년엔 1250명을 뽑았다. 2018년 904명과 비교하면 6년 새 38%나 늘어난 숫자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2024년 합격자 중 16%인 206명이 미취업 상태다. 2025년 합격자는 1200명 중 338명만 취업했다. 과거에는 1차 시험 합격만으로도 4개 회계 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 중 골라서 갈 수 있었다면,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진 것. 이 때문에 미지정 회계사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지정 회계사는 회계사 시험에는 합격했지만 정식 회계사로 활동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실무 수습 기관 배정을 받지 못한 회계사를 말한다. 회계사는 2년 이상 실무 수습을 거치지 않으면 정식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할 수 없는 만큼, 자격 시험에 합격했더라도 회계 법인 취업은 고사하고 사기업 취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회계사 100명 이상이 모여 만든 '선발 인원 정상화 및 수습 제도 개선을 위한 3만 공인회계사 궐기대회 준비위원회'(준비위)는 12월 한 달간 매주 월요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출근길 집회를 개최하고,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준비위는 "수요 감소가 명확한데도 금융위가 2020년 이후 선발 인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수습 대란을 초래했다"며 "2026년 선발 인원은 최소 800명 이하로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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