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4일 14: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가 8년 전 인수한 신발 섬유소재업체 유영산업 매각을 추진한다. 러닝 열풍에도 실적이 역성장한 탓에 매각가는 인수 당시보다 낮은 가격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VIG는 3호 블라인드펀드 만기를 앞두고 포트폴리오사들을 잇따라 매물로 내놓으며 투자금 회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G는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인수 후보들에게 유영산업에 관한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배포했다. 신발 OEM·ODM업체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주요 잠재 후보들이다. 매각 대상은 유영산업 지분 100%이다.
1992년 설립된 유영산업은 부산에서 신발원단용 섬유를 만드는 회사다.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글로벌 운동화 브랜드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나이키가 협력업체들에 매기는 등급체계에서 가장 높은 '레벨1' 평가를 받은 핵심 벤더다. 주력 제품은 자카드, 샌드위치 메쉬, 트리코트 등이며 이들 섬유 소재는 발등부분을 감싸는 운동화 갑피와 발바닥이 닿는 내피(안감)에 쓰인다. VIG가 인수한 이후 해외 설비투자를 단행해 주요 생산 거점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갖고 있다.
VIG는 2017년 12월 유영산업 지분 100%를 약 2200억원에 인수했다. 거래 당시 유영산업의 매출은 84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0억원대 수준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810억원, EBITDA는 100억원으로 인수 때보다 줄었다. 올해 예상 매출은 870억원, EBITDA는 1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VIG가 유영산업을 인수할 때만 하더라도 유영산업은 연 3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던 회사였다. 그러나 인수 이후 매출 비중 7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 나이키 실적이 악화하고 유영산업의 특정 주력 섬유소재 인기가 꺾이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러닝 열풍으로 멀티플(거래배수) 확장을 노려도 매각가는 VIG의 인수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VIG는 배당과 유상감자 등으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한 상태다.
VIG는 2016년 9월 7000억원 규모로 세 번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내년 해당 펀드의 만기를 앞두고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3호 펀드로 투자한 기업 7개사 중 프리드라이프와 푸디스트, 스타비젼은 모두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MoIC) 2~4배의 준수한 기록을 달성했다. 피앤씨랩스와 오토플러스, 본촌도 매각 절차를 진행 또는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매물로 나온 유영산업 매각에 나서며 펀드 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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