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가 12월부터 진행 중인 웹소설 이벤트가 최근 별세한 배우 고(故) 이순재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전에 계획된 이벤트였으며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중단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지난달 6일 연재를 시작한 이다음 작가의 웹소설 '원로배우지만 이번 생은 아역부터' 출시 기념 이벤트를 이달 1일부터 진행 중이다. 3화를 소장하면 캐시 뽑기권을 제공하는 '스페셜 오픈런' 이벤트는 2일 자정 종료됐고, 작품 열람 수에 따라 캐시 뽑기권을 차등 지급하는 이벤트는 10일까지 이어진다.
이벤트 자체는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독자 사이에서 제기됐다. 작품 주인공이 11월 25일 별세한 배우 이순재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추모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이벤트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작품 속 주인공 '이근재'는 90세 최고령 원로배우로 설정돼 있으며 고인과 이름과 한 글자만 다르다. 1화 도입부는 실제 이순재가 지난해 1월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던 장면과 흡사하다. 주인공은 후배 배우 '최민우'의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올라 '대한예술대상 공로상' 수상 소감을 밝히는데, 이는 고인이 배우 최수종의 부축을 받고 대상 시상식 무대에 올랐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지만, 고인을 떠올리게 하는 이벤트 일정을 조정하지 않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카카오페이지는 2일 오후부터 출시 기념 연참 이벤트를 추가했다. 이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연재는 그(별세) 전부터지만 홍보 시점이 공교롭다", "이순재 선생님이 생각난다" 등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시기 열린 '2025 마마(MAMA) 어워즈'가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로 레드카펫과 주요 무대를 취소하며 추모 메시지를 보낸 것과 대비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CJ ENM은 11월 26일 발생한 참사로 사망자가 나오자 행사 규모를 축소했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 등 여러 무대가 취소된 바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이벤트가 작품 출시 일정에 맞춰 한 달 전부터 계획된 것이며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가와 사전 협의를 거친 사안인 만큼 중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주변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못해 심려를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플랫폼에서 단독으로 이벤트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웠지만, 불편을 느끼신 독자들께는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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