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4일 10: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내년 한국 경제의 키워드로 'AI 중심 기술혁신과 정부 산업정책'이 꼽혔다. 글로벌 저성장이 굳어지는 가운데 기술과 정책이 성장률을 결정하는 핵심축으로 부상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경제는 인플레이션 안정 속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미국 정치 이벤트와 관세 정책 변화가 최대 불확실성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일PwC는 4일 발간한 ‘202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가 3% 초반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회복 흐름을 이어가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교체와 관세 관련 대법원 판결, 중간선거 등 미국 정치 이벤트가 금리와 환율과 무역 질서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됐다.
한국 경제는 경기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에 들어가며 1%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 조치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민간 소비 반등과 정부 정책 효과가 내수를 받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산업정책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68조 원으로 편성된 만큼 AI와 바이오와 반도체 등 7대 첨단 분야가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인공지능, 바이오, 문화, 방위, 에너지, 반도체, 조선업 등 분야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첨단산업 생태계도 지원한다.
삼일PwC는 “다만 단기적으로는 기술 투자가 기대만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생산성 패러독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자본주의 확산이 경기 부양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는 긍정적이지만, 재정 악화로 인한 부채 부담 누적이 미래 성장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최재영 삼일PwC 경영연구원장은 “한국은 경제는 상고하저의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환율 변동성·산업 양극화·구조조정 지연 등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이라며 “경제 주체의 기술 수용성 향상과 비효율 부문 구조조정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정KPMG는 ‘2026년 국내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산업이 본격적인 전환기 국면에 들어선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 기술 격차 확대, 지정학 리스크가 중첩되며 산업별 전략 수립의 속도가 성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내년 주요 경제 이슈로 트럼프 리스크, 저성장 고착화, 양극화 확대, 재정정책 확장,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미국의 관세 조치가 강화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수출 지역 다변화와 규제 대응 체계 강화가 필수라고 봤다.
AI 버블 논란과 고환율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 전략도 재편이 요구됐다. 삼정KPMG는 시나리오 기반 포트폴리오 관리, 환헤지, 분산 전략을 핵심 대응 수단으로 제시했다.
삼정KPMG는 “내수 부양과 첨단산업 육성을 앞세운 정부 정책 변화에 발맞춰 공공부문 협력과 정책 연계 사업 발굴도 중요해졌다”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통화정책 경로와 시장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자본조달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23개 주요 산업의 내년 동향을 종합 분석한 결과 반도체·화장품 산업은 ‘매우 긍정적’으로, 스마트폰·조선·제약·항공 등 7개 산업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디스플레이·에너지·건설 등 8개 산업은 ‘중립’, 자동차·철강·해운 등 6개 산업은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기업은 불확실성 대응을 넘어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재점화해야 할 시기”라며 “거시 환경 및 산업별 변화를 파악해 성장성이 부각되는 세부 영역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적 포트폴리오 다각화, 신흥 시장·채널 발굴 등 기업별 맞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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