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대통령이 직접 나치 전범 운운하며 국민을 겁박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했다. 전날 계엄 1년을 맞아 사과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던 장 대표는 이날 안보·종교 탄압 등을 겨냥하는 등 대여공세에 집중하며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치 정권의 히틀러 총통을 꿈꾸는 이 대통령 입에서 나치 전범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닐 것"이라며 "국민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어제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예상대로 저들의 칼날은 사법부를 향하고 있다"며 "모두가 반대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사법부 목을 죄는 법 왜곡죄 신설을 야밤에 군사 작전하듯 통과시키고, 2차 종합 특검도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이 내란 몰이에 올인하는 이유는 할 줄 아는 다른 게 없기 때문"이라며 "신음하고 있다. 사법부를 겁박할 시간에 물가부터 챙기고, 공무원 사찰할 시간에 쿠팡까지 들어온 중국인 간첩부터 막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이날 발언 시간의 대부분을 보수 진영이 민감해 하는 안보 및 종교 탄압 문제를 지적하는데 할애했다. 그는 "지난 12월 1일 진보당과 민주당이 연대하여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발의했다"며 "간첩 말고는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법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을 간첩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에는 더 심각한 본격적 안보 해체가 진행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 당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박탈한 데 이어 이재명 정권은 남아 있던 대공조사권까지 폐지해서 대공 기능을 완전히 박탈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정권은 대북 방송의 전원도 완전히 꺼버렸다.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항공안전법 개정을 강행했다"며 "급기야 국가보안법 폐지까지 다시 들고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쿠팡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인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의 민감 정보가 빠져나갔고, 이 정보들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혼란을 끼칠지 예측조차 어렵다"며 "안보 붕괴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또 "급기야 마지막 자유의 보루인 종교 탄압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이미 정권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회를 압수수색하고 목회자를 구속했다"며 "우리 당은 국민의 자유 헌정질서를 해치려는 이 정권의 위협과 시도에 단호히 맞서 국민의 신앙의 자유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계엄 1년과 추경호 의원의 구속 영장 기각을 계기로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전날 취임 100일을 맞아 별도의 기자 간담회 없이 계엄에 대한 공식 사과를 하지 않았다. 당 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잡기에 나서야 할 시점에 우파 색채가 짙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대여투쟁의 원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지지층 결집에 우선 힘을 모으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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