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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와 닮아가는 부동산 정책[권대중의 경제 돋보기]

입력 2025-12-08 10:35   수정 2025-12-08 10:36



실제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은 공급과 유효수요, 그리고 유동성 자금이다. 그중 주택공급 정책만큼은 일관성 있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 주택수요의 증감과 유동성 자금(대출 규제와 완화, 이자율 상승과 하락 등)은 경기 상황과 맞물려 변동성이 크고 심리적 요인까지 작용해 일관성 있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내놓을 수가 없다. 그러니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입장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하락하면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도 변하고 있어 국토부도 일관성 있는 정책을 내놓기가 어렵다.

과거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비롯해 내수경제가 어려워지자 부동산 시장 규제완화를 통해 경기를 살려보려고 했다. 그런데 2015년 여야 합의로 통과된 부동산 3법(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2017년까지 연기, 1가구 3주택 분양 허용 등)이 재건축 시장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을 자극하자 결국 집권 마지막 대책이었던 2016년 11·3 대책(대출규제, 분양권 전매금지, 정비사업 지위양도 금지)에서 규제 정책을 내놓았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집권했다. 문재인 정부는 주택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증가하는데도 공급보다 수요억제 정책 등 규제를 더 강화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동성 자금이 풀리면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부터 말기까지 서울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두 배 정도 상승한 곳이 많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윤석열 정부에 정권을 내주었다.

정권을 이어받은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주택공급 27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추진하였지만 계엄이라는 큰 사건을 터트리고 결국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물러 나기 전인 지난해 9월부터 가계 채가 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해 연말까지 제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처럼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윤석열 정부는 탄핵으로 물러나고 이재명 정부가 집권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또 문재인 정부처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정부가 집권하게 되면서 매우 유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들을 한다. 집권 초부터 부동산 규제(6·19 대책)를 시작한 문재인 정부처럼 이재명 정부도 바로 규제대책(6·27 대책)을 내놓았다. 문재인 정부는 이후 28번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지는 못했다. 규제로 시작한 정부, 규제로 끝낸 것이다.

이재명 정부도 집권 4개월 만에 벌써 4번의 대책(6·27, 8·14, 9·7, 10·15 대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문재인 정부 당시와 유사하게 초기부터 유동성 자금을 많이 풀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이른 시기에 9·7 대책을 발표하면서 중장기 대책으로서 서울·수도권 지역에 5년간 135만 호의 주택을 착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택공급 135만 호는 정부 의지만으로 어려운 숫자다. 1기신도시(29.2만 호)의 4.7배에 가까운 공급량이다. 과연 주택공급은 공공주도형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을 한 이재명 정부가 민간 주택공급을 빼고 얼마나 공급할지 의문이 든다.

이재명 정부가 주택공급 약속을 지키면서 목적을 달성하려면 민간 영역인 도심지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사업)을 규제완화해 민간 공급을 늘려야 하며 역세권 개발이나 도심 복합개발 등도 활성화해야 한다. 문제는 도심지 주택공급에 대해 너무 많은 공공기여를 요구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사업 추진을 보류하거나 답보상태인 곳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적정한 범위에서 공공기여를 요구하고 사업을 추진시켜야 한다.

보수 정부가 집권하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진보 정부가 집권하면 가격이 오른다는 말은 기우일 뿐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규제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부동산 시장은 당장 수요자들이 들어갈 집이 있어야 안정된다. 따라서 비아파트 부문인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 오피스텔 등도 규제를 완화해 신속한 공급을 촉진해야 한다. 즉 단기 주택공급 정책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수요가 몰려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취득세와 양도세 등 세제를 완화해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그래야만 진보 정부가 집권하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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